뉴스 > 사회

인권위 “공군 훈련병 삭발 강요는 행복추구권 과도한 제한”

등록 2020-01-13 17:37:05 | 수정 2020-01-13 22:16:12

공군교육사령관에 삭발형 이발 관행 개선 권고

공군기본군사훈련단 훈련병 이발 후 사진. (국가인권위원회 제공)
공군기본군사훈련단에 입소하는 훈련병에게 삭발을 강요하는 것은 이들의 행복추구권을 과도하게 제한한 것이라는 국가인권위원회의 판단이 나왔다.

인권위는 훈련병의 삭발형 이발 관행을 개선할 것을 공군교육사령관에게 권고했다고 13일 밝혔다.

인권위에 따르면 진정인 A씨는 아들이 머리카락을 짧고 단정하게 자르고 공군기본군사훈련단에 입소했는데도 또 다시 훈련단에서 삭발을 당한 것에 대해 이러한 행위가 훈련병들의 인격권을 침해한다며 지난해 4월 인권위에 진정을 제기했다.

이에 대해 공군교육사령관은 “훈련병은 민간인에서 군인으로의 신분 전환이 이뤄지는 기본군사교육기관의 교육생”이라며 “‘군인화’라는 군 교육기관의 목적과 군사교육의 효율성, 부상의 신속한 식별, 개인위생관리 실패로 인한 전염병 확산 방지, 이발인력 부족 등의 이유로 삭발을 실시한다”고 주장했다.

인권위 조사 결과 육군훈련소와 해군교육사령부는 입대한 훈련병들에게 삭발 형태가 아닌 운동형, 스포츠형의 3~5cm 길이의 이발을 시행했다. 반면 공군기본군사훈련단은 훈련병에게 입영 1주차 초기와 교육 훈련 종료 전에 머리카락이 전혀 없는 삭발 형태의 이발을 실시했다.

인권위가 지난해 10월 훈련병 7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에서는 응답자의 65.7%가 삭발형 이발에 대해 불만족 의견을 가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불만족 이유로는 ‘스포츠형 머리로도 충분히 교육을 받을 수 있음’, ‘방탄모의 오염으로 인한 두피손상·피부염·탈모 등을 유발’, ‘비인권적이며 과도한 처분임’ 등의 답변이 나왔다.

응답자의 5.8%는 불만족 의견에 부분적으로 동의했는데 “1주차는 괜찮지만 4주차에 시행되는 삭발은 동의하지 않는다”, “머리 길이를 통일하기 위한 것은 인정하지만 삭발은 과하다고 생각한다”고 답했다.

인권위는 “단체생활에서의 품위유지 및 위생관리라는 측면에서 목적의 정당성은 일부 인정된다”면서도 “그러한 목적 달성을 위해 재량 범위 내에서 완화된 수단이나 방법을 충분히 모색할 수 있음에도 삭발형태를 유지하도록 강요하는 것은 과잉제한으로서 비례의 원칙의 반한다”고 지적했다.

아울러 “공군과 동일하거나 그보다 더욱 큰 규모인 육군과 해군 훈련소가 관리상의 이유로 훈련생들의 두발 형태를 삭발형으로 유지하지 않고 있다는 점에서 공군교육사령관의 주장의 정당성을 인정하기 어렵다”고 봤다.

인권위는 “인권위가 실시한 설문조사 결과를 볼 때도 (삭발은) 지위상 가장 취약할 수밖에 없는 훈련생들에게 강요하는 형태로 이뤄지는 것으로서 공군 특유의 일체감이나 자부심을 형성하는 기능이 있다고 보이지 않는다”며 “삭발을 통해 훈련생들에게 군인정신을 함양한다는 피진정인의 의도 역시 훈련생들에게 효과적으로 기능하고 있다고 보기 어렵다”고 판단했다.



조은희 기자 news@newshankuk.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