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흑백 족자 같은 ‘한지 사진’…이정진 ‘Opening’-‘VOICE’

등록 2020-01-13 17:53:02 | 수정 2020-01-13 17:57:04

PKM갤러리서 15일부터 신작전

이정진 ‘VOICE’. (PKM갤러리 제공=뉴시스)
사진작가 이정진(59)의 사진은 한편의 시처럼 보는 순간 공명을 일으킨다.

미국 서부지역을 여행하며 자연이 원시적 모습을 드러내는 묵시적 순간들을 렌즈로 포착해왔다. 필름 인화지가 아닌 한지에 담아낸 사진은 ‘명상적이고 회화적’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특히 ‘현대 사진의 아버지’로 불리는 로버트 프랭크(94)의 제자로 알려져 더욱 주목받은 작가다.

2018년 국립현대미술관 전시 이후 2년만에 이정진의 신작전이 열린다.

서울 삼청로 PKM갤러리는 새해 첫 전시로 이정진의 ‘VOICE’전을 15일 개막한다.

내면의 숨을 대자연 풍경을 통해 사진에 담아낸 ‘Opening’ 시리즈(2015~2016)와 국내외에서 최초 공개되는 최근작 ‘Voice’ 시리즈(2018~2019)까지 25점을 PKM갤러리 전관에 선보인다.

이번 전시 작업은 기존의 한지 아날로그 수제프린트와 디지털 방식을 결합한 작가만의 독특한 표현 기법을 보여준다.

PKM갤러리 박경미 대표는 “이정진의 사진은 찍힌 대상을 읽게하기 보다 보이는 이미지와 프린트 질감의 조화를 주며 온 몸으로 작품을 체험하게 하는 힘을 준다”고 소개했다.

PKM갤러리 본관에 전시한 ‘Voice’는 작가가 처음 선보이는 대형 사진 연작이다. 주된 촬영 장소는 미국과 캐나다의 광활한 대자연인데, 작가는 이를 있는 그대로 찍기보다 자신의 마음을 응시하는 시간을 가지며 내면에 일어나는 감정들이 반영된 풍경을 담아내는 작업을 해왔다.

작품 제목 ‘Voice’는 자연에 투영된 작가 내면의 목소리이자 자연이 작가에게 던져주는 메아리이기도 하다. 자연의 근원과 이정진 사진속의 변화된 형태 사이의 거리는 작가의 내적 항해로 가늠된다.

이정진 ‘VOICE’. (PKM갤러리 제공=뉴시스)
별관에 전시한 ‘Opening’ 연작은 인적 드문 자연속에서 마주한 풍광을 세로형 화면에 담은 작품이다. 일반적인 파노라마 풍경 사진과 달리, 위아래로 긴 이 한지 작업은 우리나라 족자(簇子)와 닮았다.

작가는 이 시리즈를 통해 “인간의 제한된 인식의 테두리를 넘어 무념으로 자연을 바라볼 때의 느낌을 표현하고자 ‘Opening’이란 제목과 함께 좁은 세로 프레임을 선택했다"고 한다. 광활한 사막의 파노라마뷰를 상상할 때 이정진의 세로 사진은 시각적으로 갇혀 있지 않으며, 자연의 일부분을 통하여 전체를 통찰하게 하는 열림이 있다.

뉴욕에서 거주하고 작업하는 이정진은 홍익대학교에서 공예를 전공하고 독학으로 사진을 배웠다. 1988년 미국으로 건너가 뉴욕대학교 대학원에서 사진을 전공했다.

2011년에는 다큐멘터리 사진의 거장 프레데릭 브레너가 스테판 쇼어, 제프 월 등 세계적인 사진작가 12명을 초청하여 진행한 ‘이스라엘 프로젝트’에 유일한 동양인으로 참여, 국제 사진계에서 더욱 주목받았다. 이 전시는 2014년 이후 세계유수미술관에서 순회전을 거쳐 현재 베를린 Jewish Museum에서 진행되고 있다.

이정진 작품은 뉴욕메트로폴리탄미술관, 휘트니미술관, 워싱턴내셔널갤러리, 로스앤젤레스카운티미술관, 호주 국립미술관, 파리 국립현대미술기금 등 세계 유명 미술기관에 소장되어있다.

한편 PKM갤러리는 이번 개인전 기간인 2월 1일 ‘작가와의 대화’ 시간을 마련한다. 이날 영국 맥(Mack)에서 출간한 작품집 ‘Opening’을 한정 판매한다. 전시는 3월 5일까지. (뉴시스)
사진작가 이정진. (PKM갤러리 제공=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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