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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과 이란간 핵 힘겨루기 지리하게 지속…北 비핵화 집중도 떨어져"

등록 2020-01-15 00:40:15 | 수정 2020-01-15 00:45:03

박지영 아산정책연구원 선임연구위원, '위기의 이란 핵' 쟁점 설명

자료사진, 북한 노동신문은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순천린비료공장건설현장을 현지지도 했다"고 7일 보도했다. (노동신문 갈무리=뉴시스)
미군이 가셈 솔레이마니 쿠드스군(이란혁명수비대 정예군) 사령관을 암살한 직후 이란이 핵합의 중단을 선언했다. 비핵화를 요구하며 압박 수위를 높이는 미국과 이에 맞서는 이란 사이에 전운이 감도는 가운데 두 나라가 핵을 두고 지리한 힘 겨루기를 벌일 것이라는 관측이 나왔다.

14일 박지영 아산정책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위기의 이란 핵'이란 제목의 쟁점 설명에서 이 같이 분석하며, 미국이 이란 핵 문제에 집중하면서 북한 비핵화 문제에 집중도가 떨어지면 북한이 이를 또 다른 기회로 사용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박 선임연구위원은 "미국과 이란 모두 핵합의 파기를 선언한 가운데 이란이 급격하게 핵무기 개발 프로그램을 가동하지 않을 것"이라며 이는 두 가지 사실을 토대로 한다고 말했다. 먼저 이란이 개방 경제체제를 운영하는 만큼 핵개발 프로그램을 가동할 경우 유럽연합(EU) 국가들의 경제 제재를 환원하면 이를 감당할 수 없다는 것이다. 또한 이미 핵물질의 양과 프로그램 진행 정도는 물론 핵개발 시설이 알려져 지속적인 감시를 받고 있어 급격하게 핵무기를 개발하는 건 불가능하다고 설명했다.

박 선임연구위원은 "현 상황에서는 핵과 관련한 미국과 이란 간 힘겨루기가 지리하게 지속될 전망"이라며, "이에 따라 북한 비핵화 집중도는 하락하고 북한에게는 또 다른 기회로 작용할 수 있다"고 내다봤다. 그는 "세계 관심이 집중하지 않은 상황에서 북한은 성급하게 대화에 나서기보다는 중국과 러시아의 느슨해지는 제재를 이용해 지속적인 핵능력 보강에 나설 것"이라며, "이는 북한 비핵화가 한층 더 어려워질 것임을 시사한다"고 말했다.

박 선임연구위원은 "북한 비핵화는 이란보다 복잡하고 어렵다"고 진단했다. 북한은 폐쇄적인 경제구조를 갖고 있으며, EU의 경제 압박만큼 확고한 경제 제재를 가할 주변국의 협조도 약하기 때문이다. 게다가 핵무기를 이미 개발해놓고 있는데다 핵물질의 수량과 위치 정보도 거의 없다. 핵 관련 시설 목록을 공개할 의사도 없다. 이 때문에 북핵 문제는 언제든 미국의 강경 대응을 불러올 가능성이 있고 이로인해 한반도가 불안정한 정세로 이어질 수 있다는 게 박 선임연구위원의 설명이다.

그는 "이란은 중간 단계의 비핵화를 목표로 하면서도 15년을 기간으로 삼았고, 4년 반 만에 위기에 봉착했다"며, "이보다 어려운 북한의 비핵화는 장기간에 걸친 최종 목표와 단계별 목표의 수립 및 다양한 시나리오별 상세한 대응책과 더불어 국내 및 국제적 지지를 바탕으로 일관성 있게 추진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북한의 말에 기대기 보다는 대북 유화 정책뿐만 아니라 현실적인 대응책을 개발하고, 북한을 압박할 수 있는 포괄적 제재 등 모든 수단을 재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이슬 기자 dew@newshankuk.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