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 > 문화

김도일 예경 대표 “예술한류, 에이전시 육성 중요”

등록 2020-02-14 17:39:21 | 수정 2020-02-14 17:45:32

이달 말, 3년 임기 반환점
공연법 개정·예비전속작가 제도 성과

김도일 예술경영지원센터 대표가 12일 오전 서울 종로구 연건동 집무실에서 인터뷰 하고 있다. (뉴시스)
영화 ‘기생충’의 봉준호 감독, 그룹 ‘방탄소년단’(BTS) 같은 한류의 빛나는 보석이 공연계에도 있다. 국악 기반의 퓨전 록 그룹 ‘잠비나이’, 현대무용가 안은미 등이다.

이들의 해외 진출 숨은 조력자는 문화체육관광부 산하 재단법인 예술경영지원센터(예경)다. 예술 분야의 유통 활성화와 자생력 강화를 위해 2006년 설립, 우리문화 해외 진출의 중요한 교두보가 되고 있다.

이 기관이 서울국제공연예술제(SPAF)와 함께 운영하는 서울아트마켓의 대표 프로그램 ‘팸스초이스’를 통해 잠비나이와 안은미 컴퍼니, 퓨전 국악 그룹 ‘블랙스트링’ 등이 해외에 진출하는 성과를 거뒀다.

최근 서울 대학로 집무실에서 만난 김도일(58) 예술경영지원센터 대표는 “예술 한류는 단편적으로 접근하기보다 전략적이고 구체적인 접근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시장 개척과 교류라는 영역이 상호 보완해야죠. 그래서 에이전시가 중요합니다. 각 나라 전문가와 파트너십을 맺을 수 있는 라인업이 있어야죠. 실력이 뛰어나지만 에이전시를 만나지 못해 후광을 보지 못하는 팀들이 있어요. ‘예술 한류’를 위해 에이전시 육성이 중요한 이유죠. 해외 에이전시를 매칭하는 것도 있지만 국내 에이전시 육성이 더 중요합니다. 올해 그런 부분에 대해 구체적으로 고민할 겁니다.”

김 대표는 바깥의 영역만 보지 않는다. 이달 말로 3년 임기의 반환점을 도는데 안팎으로 내실을 잘 다져왔다. 지난해 6월 공연법 시행을 위해 취임하자마자 국회를 뛰어다녔고, 그 동안 서울을 중심으로 열리던 예술경영아카데미를 지역으로 확대했다.

김도일 예술경영지원센터 대표가 12일 오전 서울 종로구 연건동 집무실에서 인터뷰 하고 있다. (뉴시스)
또 미술시장 지원사업인 ‘미술주간’을 한국문화예술위원회로부터 2018년 넘겨받은 뒤 대국민 중심으로 사업적 내용을 전환, 미술 작품의 소장 문화를 조성하는 데 앞장서고 있다.

‘선택적 시간 근무제’를 도입하는 등 ‘오래 일하는 대신 똑똑하게 일하고 제대로 쉬자’를 추구하며 기관 경영의 안정화도 꾀했다. 무엇보다 김 대표가 취임한 이후 센터 예산이 92억여 원이 늘었다.

예술계의 자생적 선순환으로 인한 생태계 조성을 강조해온 김 대표는 예술가들의 창작 이후가 중요하다고 봤다. ‘만들어지는 것이 세상에 내보여져 경제적으로 성과를 창출하는 것’은 지속적 창작 활동을 가능하게 하기 때문이다.

최근 몇 년 간 공연계의 화두이자 예술경영지원센터의 주력 사업 중 하나인 ‘공연예술통합전산망’(KOPIS) 역시 공연계의 원활한 생태계 조성에 기여하고 있다. 공연법개정과 함께 작년 6월 25일부터 본격 시행됐다.

공연기관 기관, 티켓 판매대행사 등에 분산돼 있는 공연티켓 예매 정보를 통합적으로 관리, 티켓 판매 현황은 물론 객석 점유율 등을 파악할 수 있다. 영화진흥위원회의 영화관입장권 통합전산망과 비슷하다. 공연시장의 투명성을 높이고 산업적 발전 기반을 조성하고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김도일 예술경영지원센터 대표가 12일 오전 서울 종로구 연건동 집무실에서 인터뷰 하고 있다. (뉴시스)
데이터 전송이 의무가 아닐 때 데이터 수집은 전체 시장의 38%에 불과했는데 현재 그 비율이 약 80%까지 치솟았다.

공연예술통합전산망은 공연계가 처한 어려운 상황을 분석하고 대처할 수 있는 근거를 마련하기도 한다. 예를 들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인해 입은 공연계의 피해를 동기간 작년 티켓 판매율·객석 점유율 등과 비교해 파악하고 대책을 마련하는 데 근거로 활용할 수 있다. 김 대표는 “경제적 손실에 대한 대비책을 마련할 수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김 대표 취임 이후 미술 분야 사업 중 눈에 띄는 변화는 ‘예비전속작가 제도’다. 신진 미술 작가와 중소 규모 화랑이 전속계약을 맺는 것을 돕는다.

작가들에게는 안정적인 환경에서 창작할 수 있는 기회를, 화랑에게는 잠재력 있는 작가를 발굴할 기회를 준 제도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작년 처음 이 제도가 시행돼 42개 단체와 작가 80명이 혜택을 받았다.

김 대표는 “신진 작가의 경우 미술 시장 진입이 어려워요. 그런데 전속 작가 제도는 작가에게 안정적인 창작 기회를 주고, 화랑 입장에서는 신인 작가들을 발굴해서 키울 수 있게끔 해주죠. 특히 신진 화랑에게는 경영 스텝을 차근차근 밟을 수 있는 기회가 됩니다. 처음에는 성과가 있을까 고민도 했는데, 성과 공유회를 통해 업계 이야기를 들어본 결과 반응이 좋았어요”라고 흡족해했다.

김 대표는 30년간 문화예술계의 여러 영역을 다방면으로 거쳤다. 극단 신명 대표, 지역문화교류호남재단 사무처장, 5·18 민주화 운동을 다룬 영화 ‘화려한 휴가’ 홍보 이사, 조선대 초빙객원교수 등을 역임했다.

김도일 예술경영지원센터 대표가 12일 오전 서울 종로구 연건동 집무실에서 인터뷰 하고 있다. (뉴시스)
인생의 막다른 골목에서 공부를 해 10년 동안 대학 강단에 서기도 한 김 대표가 기관에서 와서 느끼는 것은 “예술 현장과 소통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점이다. 문화예술 현장을 오랜 기간 누빈 만큼 “지원 기관의 입장이 아닌 수급자의 입장에서 사업을 볼 수 있는 것”이 그의 감정이다.

“90년대 초반이었어요. 제가 제작한 연극이 일본 동경 국제 연극제에 참가할 수 있는 기회가 주어졌는데 일정 금액이 필요했죠. 돈이 없으니 빚을 지게 됐는데 그럴 때 (정부 등의) 지원을 받을 수 있으면 참 좋겠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경영적 관점에서 해외 초청에 응하거나 작품의 생산뿐만 아니라 유통도 중요하다는 것을 일찌감치 체감했죠. 예술경영의 중요성을 그때부터 느끼게 된 거예요.”

김 대표는 그래서 예술현장의 자생력 제고를 중요하게 여긴다. “예술 시장의 활성화를 통해 예술의 지속적인 성장을 어떻게 이끌어갈 것인가가 관건”이라는 얘기다.

그가 생각하는 ‘예술경영’은 무엇일까. “문화예술에 대한 예술적 가치와 사회적 가치 그리고 경제적 가치를 이해하고 제대로 된 운영을 통해서 지속적으로 자기 성장을 해나갈 수 있도록 돕는 관리술”이라는 답이 돌아온다.

“인간적 가치, 미학적 가치, 사회적 가치, 예술적 공공성, 사회적 모순, 빈곤의 문제 등을 인식시키는 것이 예술인데 그 만큼 활동을 통해 예술들에게 보상되는 재화도 있어야 합니다. 예술이 ‘자기 경영’을 할 수 있도록 잘 도와가야죠.” (뉴시스)



뉴스한국닷컴 news@newshankuk.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