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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물학대로 이어지는 개농장 단계적 폐쇄 공론화 시작해야”

등록 2017-06-22 10:07:46 | 수정 2017-06-26 10:11:21

이정미 의원·카라, “개농장 사육·도살환경은 전 세계 최고의 악명과 오명” 질타

22일 오전 이정미(왼쪽에서 두 번째) 정의당 의원과 동물보호시민단체 카라 대표를 맡고 있는 임순례(왼쪽에서 세 번째) 감독이 국회 정론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식용 개농장 단계적 폐쇄 공론화를 주장했다. (뉴스한국)
개를 배터리 케이지로 불리는 좁은 철장에 평생 가두고 사육하거나 도살하는 이른바 식용 개농장을 단계적으로 폐쇄해야 한다는 주장이 나왔다. 국회 환경노동위원회 소속 이정미 정의당 의원과 동물보호시민단체 카라(대표 임순례·이하 카라)는 22일 오전 국회 정론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개농장에서 무소불위의 동물학대가 일상적으로 이뤄지고 있다며 이 같이 말했다.

대한민국은 반려동물 1000만 마리 시대에 진입했지만 전 세계에서 유일하게 식용 개농장을 운영하며 3000곳에서 1년에 100만 마리 이상의 개를 식용으로 도살한다는 게 이들의 주장이다. 중국·베트남 등에 개를 식용으로 사용하는 문화가 남아있긴 해도 식용을 목적으로 개를 무한번식하기 위해 조직적으로 1000마리 이상의 개농장을 운영하는 나라는 한국이 유일하다는 것이다.

이 의원과 카라는 환경부에 가축분뇨처리시설 신고 의무 개농장 자료를 요구해 취합·분석하고 지난해 8월부터 지난달까지 10개월 동안 경기도 김포·여주, 강원도 원주, 경북 김천을 표본지역으로 선정해 개농장 사육실태와 가축분뇨관리 상황 현장조사를 진행했다.

조사 결과 59.5㎡(18평) 이상 가축분뇨처리시설 신고 의무가 있는 개농장은 최소 2862곳으로 여기에서는 최소 78만 1740마리의 개를 사육하고 있다. 개농당 한 곳당 평균 273마리를 키우는 것이다. 산 속이나 외진 곳에서 개를 사육하거나 18평 이하 중소규모 개농장을 포함하면 그 규모는 더 커질 것으로 보인다. 카라는 “한 해 안락사 또는 폐사하는 유기동물이 연간 3만 2000마리, 하루 평균 88마리인데 소위 ‘식용’으로 개농장에서 죽어가는 개의 수는 하루 최소 2740마리로 추정한다”고 밝혔다.

이 의원과 카라에 따르면, 1000마리 이상을 사육하는 공장식 기업형 개농장은 전국에 77곳 이상이지만 개농장에서 번식이 자유롭고 신고 사육두수가 부정확한 점을 감안해 500마리 이상 사육두수 신고 농가를 포함하면 그 숫자는 422곳으로 늘어난다. 1000마리 이상 공장식 개농장은 충청북도에 21곳, 경기도에 18곳, 전라북도에 11곳, 충청남도에 10곳이 있으며, 500마리 이상 개농장은 경기도에 139곳, 충청북도에 65곳, 충청남도에 49곳, 경상북도에 45곳, 전라남도에 43곳이 있다.

개농장 규모는 상당하지만 사육환경은 상당히 열악하다. 이 의원과 카라에 따르면, 모든 개농장에서 개들은 공중에 떠 있는 좁은 철장 소위 ‘뜬장’에서 살고 있다. 대소변이 철망을 통과해 바닥으로 떨어지도록 만든 것인데 개의 발가락이나 강아지의 다리가 철망 사이에 빠지는 구조다. 개의 몸 길이보다 철장의 폭이 좁아 몸을 돌리지 못하는 탓에 항상 한쪽 방향으로 서 있거나 몸을 뻗을 수도 없는 잔인한 감금 형태도 있다. 게다가 섭씨 30도가 넘는 날씨에도 철장 안에 물을 비치한 개농장은 현장조사한 20여개 농장 중 한 곳도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정미 정의당 의원과 카라가 22일 오전 국회 정론관에서 식용 개농장 단계적 폐쇄 공론화를 주장하는 기자회견을 열었다. 사진은 카라 활동가가 개농장 현장에서 촬영한 사진을 들어보인 모습. (뉴스한국)
카라 대표를 맡은 임순례 감독은 “개농장의 사육과 도살환경은 전 세계 최고의 악명과 오명을 반박할 길이 없다. 개농장의 개들은 태어난 후 단 한 번도 땅을 밟아보지 못하며 섭씨 30도가 넘는 살인적 무더위 속에서도 물도 제대로 먹지 못한 채 사람들이 먹다 버린 음식쓰레기를 주식으로 살아간다. 개를 식용하는 아시아의 다른 국가에서 이런 식의 대규모 집단 사육을 하는 경우는 그 어디에도 없다”고 지적했다.

전국 곳곳에 있는 개농장이 최소 100만 마리의 개를 사육하는 상황이지만 정부는 분뇨처리 상황만 점검하고 있고 이 역시 상당히 부실하다는 지적이다. 전국 개농장의 가축분뇨처리 신고 유형은 퇴비화 2518곳, 공공처리 133곳, 영농조합 이용 28건이며 처리 방법을 밝히지 않은 곳은 183곳이다. 특히 개의 분뇨를 퇴비로 만든다는 곳이 개농장의 99%에 이르지만 실제로는 뜬장 아래로 방치하는 경우가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카라가 경기도 여주에서 확인한 한 개농장은 ‘퇴비화’를 신고했지만 분뇨가 썩어 땅에 스며들게 했지만 위반업체에 포함되지 않았다.

이 의원과 카라는 “식용 개농장의 난립과 정부의 관리 소홀은 공장식 기업형 개농장으로 귀결했다. 반려견과 다르지 않은 개들이 하루 평균 2740마리 이상 도살하는 현실을 만들었다. 개는 대량 사육에 매우 부적절하기 때문에 대규모 사육 자체가 동물학대로 귀결할 수밖에 없다”며, “정부는 그 어떤 관리체계 없이 방치한 개농장의 실상을 제대로 파악하고 문제가 심각한 지역부터 집중적인 동물보호 단속 점검에 나서 동물보호 책무를 다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인간과 동물이 공존하는 지속가능한 사회를 만들기 위해 반려동물 1000만인 시대에 맞는 새로운 문화를 만들 필요가 있다”며, “동물학대로 이어질 수밖에 없는 개식용 농장의 단계적 폐쇄를 위한 공론화를 시작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이슬 기자 dew@newshankuk.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