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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N,4위→ 68위?…방탄소년단, 빌보드 ‘핫100’서 보여준 가치

등록 2020-03-13 17:25:43 | 수정 2020-03-13 17:31:41

스트리밍으로 변화하는 음악적 흐름 보여줘
“이번에도 전통 권력 깨부수었다”는 평가

방탄소년단. (빅히트 엔터테인먼트 제공=뉴시스)
그룹 ‘방탄소년단’(BTS)의 새 앨범 ‘맵 오브 더 솔 : 7’의 타이틀곡 ‘온(On)’이 14일자 미국 빌보드 메인 싱글차트 ‘핫100’에서 68위를 차지한 것을 두고 일부에서 설왕설래가 오가고 있다.

지난 7일자 ‘핫100’에서 4위를 차지한 뒤 1주일 만에 낙폭이 컸기 때문이다. 일부에서는 방탄소년단이 여전히 미국에서 특정 팬덤을 기반으로 삼은 팀이 아니냐며 평가절하한다.

하지만 오히려 방탄소년단이 미국 내 형성되고 있는 새로운 흐름을 증거하고 있으며, 가치를 새롭게 평가 받는 계기라고 보는 것이 더 옳다.

방탄소년단의 정규 4집인 ‘맵 오브 더 솔 : 7’이 지난 7일자 빌보드 메인앨범 차트 ‘빌보드 200’에서 정상을 차지한 것은 예견된 일이었다. 이미 앞서 이 차트 세 번의 1위로 앨범 구매력이 있는 팬덤의 확고함을 확인한 만큼, 네 번째 1위는 사실상 예정돼 있었다.

이번 앨범을 통해 세운 기록 중 더 괄목할 만한 점은 ‘온’의 ‘핫100’ 4위다. 자체 최고 순위이자 K팝 그룹 최고 순위다. 솔로를 포함하면 한국 가수 해당 차트에서 2번째로 높은 순위다. 2012년 싸이가 당시 세계적 신드롬을 일으킨 ‘강남스타일’로 ‘핫100’에서 7주간 2위를 차지했다.

개별곡 인기 순위인 ‘핫100’은 미국 라디오 방송 횟수가 중요하다. 그런데 외신 등에 따르면 방탄소년단의 이번 ‘온’은 현지 라디오에서 거의 방송되지 않았다.

방탄소년단. (빅히트 엔터테인먼트 제공=뉴시스)
음악칼럼니스트 네이트 헤트윅은 최근 그래미 홈페이지에 기고한 글 ‘라디오 없음, 문제 없음 : 어떻게 방탄소년단은 라디오 도움 없이 1위를 기록했나’에서 “주간 음악차트에서 AM·FM 라디오 방송 횟수의 큰 비율을 감안하면 정말 대단한 일”이라고 평했다. 라디오 도움이 없는 상황에서 2주차 68위도 비교적 높은 순위다.

‘강남스타일’이 미국 팝밴드 ‘머룬5’의 ‘원 모어 나이트(One More Night)’에 밀려 계속 2위를 차지했을 때도 전국 라디오 방송 횟수에 밀린 탓이 컸다. 하지만 ‘강남스타일’은 특정 팬덤보다 대중 사이에서 일종의 유행처럼 스며든 곡이라, ‘온’보다 라디오 방송 횟수가 더 많았다.

K팝은 아직 미국에서 주류가 아니다. 방탄소년단은 K팝을 너머 독자적인 영역을 구축하고 있다. 라디오 방송 횟수는 방탄소년단이 넘지 못한 벽이 아닌, 아직까지 자신들이 주류라고 생각하는 미국의 기존 플랫폼이 쳐놓은 울타리에 가깝다. 스트리밍 횟수로 따지면 최상위권인데, 라디오 방송 횟수가 거의 없다는 것이 오히려 기현상이다.

‘온’은 기존 곡 ‘아이돌’, ‘페이크 러브’에 이어 빌보드 ‘디지털 송 세일즈 차트’ 1위를 차지한 방탄소년단의 세 번째 곡이다. 8만 6000점의 다운로드 판매량을 달성하며 자체 최고 기록을 세우는 동시에 지난해 8만 8000점을 올린 조나스 브라더스(Jonas Brothers) 이후 그룹으로서 최고 순위를 기록했다.

이 스트리밍 횟수만으로 빌보드 최상위권을 차지한 것은 현재 변화하는 음악적 풍경을 대변하는 증거라고 보는 시각도 많다. 헤트윅 역시 방탄소년단의 활약상은 음악계가 스트리밍으로 옮겨가고 있는 증거라고 풀이했다. 버즈앵글 리포트에 따르면, 작년 스트리밍 시장은 미국에서만 전년 대비 25% 성장해 재생 횟수 1조번을 기록했다.

헤트윅은 “여전히 라디오가 영향력을 미치고 있으나, 방탄소년단의 미국 차트 성적은 주류로 진입하는 데 스트리밍이 라디오를 대체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줬다”고 평가했다.

미국 인터넷 미디어 ‘VOX’도 스트리밍 시장 활성화는 음악 업계가 더 이상 라디오를 홍보, 배급 등의 수단으로 사용하지 않다는 것을 보여주는 이정표라고 해석했다. 이를 통해 가장 혜택을 받는 것은 방탄소년단처럼 미국 시장에서 볼 때 해외 뮤지션 그리고 비교적 올드 매체가 주목하지 않는 인디 뮤지션이라고 덧붙였다.

방탄소년단, 투데이 쇼. (빅히트 엔터테인먼트 제공=뉴시스)
미국 TV는 라디오보다 개방적인 편이다. CBS 심야 토크쇼 ‘더 레이트 레이트 쇼 위드 제임스 코든’는 방탄소년단이 출연할 때 온라인으로도 실시간 생중계한다. 트위터 실시간 트렌드 1위 등 온라인을 통한 반향이 뜨겁다는 걸 알기 때문이다.

앞서 유튜브를 기반으로 삼은 ‘강남스타일’의 인기는 최신 미디어가 음악 소비 행태를 바꾸는 데 일조했다는 평을 받았다. “보이는 음악의 위상을 확인시켰다”는 것이다.

라디오 같은 전통 매체의 도움 없이 접근이 자유로운 스트리밍 등을 통해 성공한 방탄소년단의 활약상은 최근 문화 소비 행태의 또 다른 변화를 보여주는 풍경인 셈이다.

사실 방탄소년단은 기존 권력이나 플랫폼을 통해 성공한 그룹이 아니다. 한국에서도 주류 기획사 소속이 아니라는 이유로 방송 활동 등이 드물었고, 온라인 등을 통해 팬들과 직접 교감하고 소통하며 자신들만의 세계를 만들어왔다.

헤트윅은 “방탄소년단은 이번 컴백으로 ‘게이트 키퍼’ 역을 맡은 대형 라디오 채널들을 거치지 않고, 새로우면서도 효과가 큰 방법으로 팬 기반을 넓혀가고 있음을 보여준다”고 평했다.

동시에 방탄소년단은 물리적인 앨범 판매 시장이 침체됐다는 편견도 깨고 있다. 한국 가온차트에 따르면 ‘맵 오브 더 솔 : 7’은 발매 9일 만에 411만 장의 판매량을 돌파하며 한국 가수 최다 판매 신기록을 자체 경신했다. 또 방탄소년단은 미국, 일본, 영국, 독일, 프랑스 등 세계 5대 음반 국가에서 모두 1위를 차지하기도 했다.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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