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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항공자유화조약 탈퇴 결정…러시아 ‘조약 위반’ 주장

등록 2020-05-22 12:27:30 | 수정 2020-05-22 14:23:25

군사 활동 감시 상호 비무장 공중정찰 허용 조약
작년 중거리핵전력조약 이어 군축 관련 조약 탈퇴
“러시아, 조약 완전히 준수하면 탈퇴 재고할 수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1일(현지시간) 백악관에서 미시간으로 떠나기 전 기자들에게 이야기하고 있다. (AP=뉴시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가 항공자유화조약에서 탈퇴한다고 밝혔다. 러시아가 조약을 위반했기 때문이라는 게 이유다. 러시아와 맺었던 중거리핵전력조약에서 지난해 8월 탈퇴한 후 또다시 군비축소 국제조약 틀에서 벗어나는 행보다.

마이크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은 21일(현지시간) 성명에서 “미국은 내일 항공자유화조약에서 탈퇴하기로 한 결정의 통지서를 조약예탁국들과 다른 모든 당사국들에 제출하겠다”며 “내일부터 6개월이 지나면 미국은 더 이상 이 조약의 당사국이 되지 않는다”고 밝혔다.

항공자유화조약은 군사력 보유 현황과 군사 활동의 국제적 투명성을 확보하고 신뢰를 구축하는 차원에서 가입국 간 상호 자유로운 비무장 공중정찰을 허용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2002년 발효했으며 미국·러시아·영국·프랑스·독일 등 34개국이 가입했다. 이 조약을 근거로 한 비행은 지금까지 1500회 이상 이뤄졌다.

폼페이오 장관은 “러시아가 조약을 완전하게 준수하는 수준으로 돌아온다면 미국은 탈퇴하지 않을 수 있다”며, 탈퇴 배경이 러시아라는 점을 강조했다. 그는 “미국과 동맹국들, 조약의 당사국들은 조약에 따른 약속과 의무를 준수해왔지만 러시아는 수년 동안 다양한 방법으로 조약을 노골적·지속적으로 위반했다”며 “러시아는 군사 투명성을 통한 신뢰 증진을 위한 매커니즘으로서 항공자유화조약을 활용하기보다 이를 협박과 위협의 도구로 만듦으로써 조약을 무기화했다”고 주장했다.

폼페이오 장관은 러시아가 압하지야와 남오세티야 부근의 비행을 거부했고, 리투아니아와 폴란드 사이 러시아 역외 영토인 칼리닌그라드의 관측 활동을 제한했다고 지적했다. 또 지난해에는 러시아의 대규모 군사훈련에 대한 미국과 캐나다의 공동 관측 비행을 정당하지 않게 거부했다고 주장했다.

폼페이오 장관은 “단순히 모스크바와의 협력이라는 공허한 허울을 유지하기 위해 러시아가 야기한 위협과 불신이라는 조약의 현재 문제를 영구화할 의향이 없다”며 “국제 평화와 안보를 지지하는 것이 아니라 해치는 데 적극적으로 이용되고 있는 군비통제협정에 머물러 있을 수 없다”고 강조했다.

같은 날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은 항공자유화조약 탈퇴 이유에 대해 “러시아가 그 조약을 지키지 않았으니 그들이 준수할 때까지 우리도 손을 떼겠다”고 말했다. 이어 “우리가 새로운 협정을 맺거나 함께 협정을 되돌리기 위해 뭔가 할 수 있는 매우 좋은 기회가 있다”며 기존 협정 대신 새 협정을 체결할 가능성을 언급하기도 했다.

조약을 탈퇴하면 러시아와 긴장이 높아질 수 있다는 지적에는 “아니다. 러시아와 매우 좋은 관계를 맺을 것”이라며 러시아·사우디아라비아·미국 간 석유 문제와 관련해 “우리는 국내에서 에너지 분야 일자리 수백만 개를 구했다”고 주장했다.

한편 알렉산드르 그루슈코 러시아 외무차관은 이날 타스 통신 인터뷰에서 “우리의 입장은 분명하고 변함이 없다”며 “이 조약에서 미국의 탈퇴는 트럼프 행정부의 이전 움직임 특히 중거리핵전력조약의 탈퇴로 인해 이미 약해진 유럽의 군사안보체계에 또 다른 타격이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루슈코 차관은 “이번 조치는 유럽의 전략적 안정과 군사안보 상황을 악화시킬 뿐만 아니라 이 협정의 당사국인 미국 동맹국들의 이익에도 해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조은희 기자 news@newshankuk.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