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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구촌 곳곳에 핵무기가 지뢰처럼…SIPRI, "핵무기 통제 위기 상황"

등록 2020-06-15 13:51:25 | 수정 2020-06-15 16:44:26

"북한도 핵보유국…올해 핵탄두 30~40기 보유"
"전 세계 핵탄두 수 줄었지만 모든 핵보유국이 핵무기 현대화 진행 중"


2010년 10월 10일 자료사진으로 북한이 평양에서 연 노동당 창건 65주년 기념 열병식에서 미사일을 트럭에 실어 지나가는 모습. 2015.04.08 (AP=뉴시스)
스웨덴 연구기기관 '스톡홀름국제평화연구소(SIPRI·이하 연구소)'가 15일(이하 현지시각) 전 세계 군비·군축 및 국제안보 현황을 평가하는 'SIPRI 2020 연감'을 발표하고, 핵보유국 9개 나라가 핵무기 현대화를 진행 중이라고 밝혔다. 국제사회는 북한을 핵보유국으로 보지 않지만 연구소는 미국·러시아·영국·프랑스·중국·인도·파키스탄·이스라엘과 같은 핵보유국 범주에 북한을 넣어 눈길을 끌었다.

보고서에 따르면, 전 세계 핵보유국 9개 나라가 작전부대와 함께 배치한 핵무기는 약 3720기이며 고도의 작전 태세에 놓인 핵무기도 1880기에 이른다.

연구소에 따르면, 핵보유국 9개 나라가 보유한 핵무기는 2020년초 1만 3400기에 이르는데 이는 지난해 1월 1만 3865기에 비해 465기 줄어든 것이다. 이렇게 핵무기 수가 줄어든 것은 미국과 러시아가 핵무기를 폐기했기 때문이다. 미국과 러시아는 2010년 체결한 '신전략무기감축협정(New START·뉴스타트)'에 따라 2018년까지 전략 핵전력을 감축했고 지난해에도 조약에 명시한 제한선 이하를 유지했다. 두 나라가 핵무기를 줄이긴 했지만 여전히 전 세계 핵무기의 90%를 보유하고 있다.


문제는 협정 유지에 필요한 논의가 지난해에는 전혀 이뤄지지 않았다는 점이다. 두 나라가 신전략무기감축협정을 연장하지 않을 경우 조약은 2021년 2월에 만료한다. 미국과 러시아 간 협상이 쉽지 않은 건 향후 핵무기 감축 회담에 중국이 반드시 참가해야 한다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의 요구 때문이다.

섀넌 카일 연구소 핵군축·군비관리·비확산프로그램 국장은 "미국과 러시아 두 나라 간 핵 무기 통제 협정의 시대가 저물고 있다"고 지적하며, 두 나라가 대화 통로를 상실하면 이는 자칫 새로운 핵 군비 경쟁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우려했다.

방대한 보고서 가운데 연구소가 '중요한 발견'이라고 콕 집은 건 전 세계에서 핵탄두 수가 전반적으로 감소했음에도 불구하고 핵무기를 보유한 모든 국가들이 핵 현대화를 진행한다는 점이다.

연구소는 미국과 러시아가 핵탄두·미사일과 항공기 운송 체계 및 핵무기 생산 시설 현대화에 박차를 가하는 한편 군사 계획과 정책에 핵무기의 새로운 역할을 부여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중국 역시 핵무기 현대화를 진행하고 있는데, 육상·해상에서 각각 발사하는 미사일과 전략핵폭격기로 구성한 이른바 3대 핵전력을 개발하고 있다. 인도와 파키스탄은 핵 보유력을 키우는 한편 다양성을 확보하는 데도 힘을 기울이고 있다.

특히 주목할 나라는 북한이다. 연구소는 북한이 국가 안보 전략의 핵심 요소로 핵 프로그램을 여전히 우선하고 있다고 밝혔다. 북한 역시 핵 무기 현대화에 힘을 쏟고 있다는 것인데, 연구소는 "지난해 북한은 핵실험과 장거리 탄도미사일 시험 발사를 하지 않겠다고 밝혔지만 신형 단거리 탄도미사일 시험을 이어갔다"고 지적했다. 특히 연구소는 북한이 올해 보유한 핵탄두가 30~40기에 이른다고 추정하며, 이는 지난해에 비해 10기 정도 는 규모라고 설명했다.

또한 연구소는 핵보유국가들이 자국의 핵 무기 체계를 공개하지 않는다고 우려했다. 그간 미국은 비축하고 있는 핵 무기와 능력의 중요한 정보를 공개했지만 지난해 들면서 트럼프 행정부가 이러한 관행에 마침표를 찍었다. 영국과 프랑스는 정보 일부만 공표하고 있으며, 러시아도 뉴스타트협정으로 미국과 정보를 공유하면서도 구체적인 내용을 공개하지는 않는다.

인도와 파키스탄은 미사일 시험 발사를 할 경우 이를 성명으로 발표하지만 무기 재원은 거의 알리지 않는다. 북한 역시 핵무기나 미사일 시험 사실을 인정해도 핵무기의 능력이 어느 정도인지는 국제사회에 제공하지 않는다. 이스라엘은 아예 핵무기를 언급하지 않는 정책을 오랫동안 고수하고 있다.

올해로 51번째 연감을 발표한 연구소는 지난 한 해 핵무기 통제가 위기 상황에 빠지면서 국제사회가 평화를 유지하는 데 필수적인 조건들이 갈수록 나빠졌다고 꼬집었다. 카일 국장은 "지정학적 긴장 상황이 지속적으로 증가하는 상황에서 핵 무기를 감시하고 핵 물질 확산을 막는 적절한 조치가 없다는 게 특히 걱정스럽다"고 말했다.



이슬 기자 dew@newshankuk.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