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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 전인대, 홍콩보안법 만장일치 의결…美, 홍콩에도 대중 규제 적용

등록 2020-06-30 11:37:51 | 수정 2020-07-01 15:40:08

“국방장비·이중용도 기술 수출 중단…추가 조치 검토”

29일(현지시간) 홍콩에서 한 택시가 홍콩 국가보안법(홍콩보안법) 홍보 문구를 지나치고 있다. (AP=뉴시스)
홍콩의 특별대우를 박탈하는 미국의 초강수에도 불구하고 중국이 홍콩 국가보안법(홍콩보안법)을 만장일치로 의결했다.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 등에 따르면 중국 최고입법기관인 전국인민대표회의(전인대) 상무위원회는 30일(이하 현지시각) 오전 홍콩보안법을 만장일치로 통과시켰다. 홍콩 정부는 홍콩의 실질적인 헌법인 기본법 부칙에 이 법을 넣어 홍콩 주권 반환 기념일인 다음달 1일부터 시행할 것으로 보인다.

홍콩보안법은 외국세력과 결탁, 국가 분열, 국가정권 전복, 테러리즘 행위 등을 금지·처벌하는 내용을 담고 있어 이 법이 발효하면 홍콩에서 진행 중인 민주화 시위가 처벌의 대상이 될 수 있다. 미국은 이 법이 홍콩의 민주주의를 침해하고 일국양제(한 국가 두 체제) 원칙을 훼손한다며 중국에 입법 중단을 요구해왔다.

앞서 미국은 중국의 입법 강행을 경고하며 홍콩의 특별대우를 박탈하는 조치를 취했다. 윌버 로스 미국 상무장관은 29일 성명에서 “수출 허가 예외 등 중국보다 홍콩에 특혜를 주는 상무부 규정을 중단했다”며 “(홍콩) 특별대우를 없애는 추가 조치도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로스 장관은 “중국 공산당이 홍콩에 새로운 보안 조치를 부과하면서 인민해방군이나 중국 국가안전부(중국 정보기구)가 민감한 미국 기술을 전용할 위험이 커졌고, 동시에 영토의 자율성은 약해졌다”고 지적했다.

자료사진, 윌버 로스 미국 상무장관. (AP=뉴시스)
마이크 폼페이오 미국 국무장관도 이날 성명을 내고 “홍콩의 자유를 박탈하려는 중국 공산당의 결정은 트럼프 행정부로 하여금 홍콩 정책을 재평가하도록 강요했다”며 “중국이 국가보안법을 추진함에 따라 미국은 오늘부터 미국산 국방장비의 수출을 중단하고 중국에 해왔던 것처럼 미국 국방 기술과 이중용도 기술의 제한 조치들을 취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중용도 기술은 상업과 군사용도 모두에 쓸 수 있는 기술을 말한다.

미국은 자국 민간기업의 첨단 기술이 군사적 목적으로 쓰이지 않도록 중국 본토에 첨단 기술 제품을 수출할 때 엄격한 규제를 적용해왔다. 다만 홍콩에는 1992년 제정한 홍콩정책법을 토대로 특별지위를 보장하고, 관세·투자·무역·비자 발급 등에서 중국 본토와 다르게 대우해왔다.

이날 로이터 보도에 따르면 미 상무부의 수출 허가 예외 조치에 따라 지난 2018년 홍콩으로 수출된 미국산 물품은 4억 3270만 달러(약 5200억 원) 규모였으며 대부분 암호화, 소프트웨어 등과 관련된 것이었다. AFP는 지난해 미 국무부가 홍콩 당국에 240만 달러(약 29억 원) 상당의 국방물품과 서비스 수출을 승인했고, 그 중 총기류, 탄약 등 140만 달러 상당이 이미 수출됐다고 설명했다.


이번 조치로 미국 기업이 홍콩으로 제품을 수출할 때 중국 본토와 같이 엄격한 규제를 받는다. 뉴욕타임스는 미국과 홍콩의 무역 규모가 작다는 점을 고려할 때 이번 조치의 효과는 비교적 제한적일 것으로 보이지만 반도체 회사 등 첨단 기술 관련 일부 다국적 기업들이 받는 영향은 더 클 수 있다고 분석했다.

폼페이오 장관은 성명에서 “미국은 미국의 국가 안보를 위해 이 같은 조치를 취할 수밖에 없다. 우리는 더 이상 홍콩이나 중국 본토에 대한 통제 품목의 수출을 구분할 수 없게 됐다”며 “어떤 수단을 써서라도 공산당의 독재를 유지하는 것이 일차적인 목표인 중국 인민해방군의 손에 이 같은 품목들이 넘어가는 위험을 자초할 수 없다”고 주장했다.

이어 “우리의 행동은 중국 국민이 아니라 중국 체제를 겨냥하고 있다”며 “중국이 이제 홍콩을 (일국이제가 아닌) 일국일제로 취급하는 이상 우리도 이렇게 할 수밖에 없다. 미국은 다른 당국들과 재검토하고 홍콩의 현실을 반영하는 추가적인 조치를 취할 것”이라고 말했다.



조은희 기자 news@newshankuk.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