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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권위, 평등법 제정 촉구 의견 표명…14년 만에 첫 공식 의견

등록 2020-06-30 13:52:06 | 수정 2020-06-30 15:47:42

“평등의 원칙 우리 헌법 핵심 원리…평등법 제정 공감대 무르익어”
5장 39조 시안 제시…차별 개념·시정 의무·피해 손해배상 등 담겨

최영애 국가인권위원장이 30일 오전 서울 중구 국가인권위원회에서 열린 제10차 전원위원회 회의에서 의사봉을 두드리고 있다. (뉴시스)
국가인권위원회가 국회에 ‘평등 및 차별금지에 관한 법률(이하 평등법)’ 제정을 촉구하는 의견을 표명했다. 2006년 국무총리에게 차별금지법 제정을 권고한 지 14년 만이다.

인권위는 30일 오전 10차 전원위원회 회의를 열고 권위가 제시하는 평등법 시안을 참조해 조속히 입법을 추진할 필요가 있다는 의견을 박병석 국회의장에게 표명하기로 의결했다.

최영애 인권위 위원장은 “평등의 원칙은 기본권 보장에 관한 우리 헌법의 핵심 원리”라며 “우리 사회 차별 문제를 해결할 수 있도록 국회에 평등법 제정이 필요하다는 의견을 표명한다”고 밝혔다.

평등법은 인권위가 지난 2006년 정부에 제정을 권고한 차별금지법과 같은 개념이다. 인권위는 차별금지법 입법 실현을 위해 노력해왔고 그동안 수차례 관련 법안 발의가 있었지만 아직까지 현실화하지 못했다. 인권위는 차별금지법과 관련한 오해가 법률 명칭에서 비롯된 점이 있다고 보고 법률 명칭에서 평등을 강조하는 방향으로 의견을 모은 것으로 알려졌다.

최영애 국가인권위원장이 30일 오전 서울 중구 국가인권위원회에서 열린 제10차 전원위원회 회의를 마친 뒤 ‘평등 및 차별금지에 관한 법률 제정 의견표명’ 안건 의결과 관련,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뉴시스)
최 위원장은 “우리나라는 다수 국제 인권조약의 당사국으로서, 국제적으로 합의된 인권규범을 국내에 실현해야 할 책무가 있다”며 “유엔 인권이사회 이사국으로서, 우리는 국제사회의 평등법 제정 요청에 응답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아울러 “평등법 제정을 위한 공감대도 무르익었다”고 강조했다. 인권위가 지난 4월 실시한 ‘차별에 대한 국민인식조사’ 결과에 따르면 응답자의 88.5%가 평등권 보장을 위한 법률 제정이 필요하다‘고 응답했다. 인권위가 지난해에 실시한 조사 때(72.9%)보다 15%포인트 정도 높은 결과다.

인권위는 “장애·성별·특정 고용형태에 따른 차별을 규율하는 개별법이 존재하지만 개별법만으로는 다양한 차별 현실을 개선하는 데 한계가 있다”며 “다양한 차별 현실을 종합적으로 해석할 수 있는 법률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날 인권위가 제시한 평등법 시안은 5장 39조로 구성돼 있다. 차별 개념으로 직접차별, 간접차별, 괴롭힘, 성희롱, 차별 표시·조장 광고를 제시한다. 특히 괴롭힘은 멸시, 모욕, 위협 등의 부정적 관념의 표시 또는 선동 등의 혐오적 표현을 포함한다.

차별 영역은 고용, 재화·용역, 교육·직업훈련, 행정·사법절차·서비스 등 4개 영역으로 구분했다. 21개 차별 사유를 명시하되 예시적으로 규정함으로써 사회 변화에 따라 탄력적으로 적용할 수 있게 했다. 다만 진정(직업)자격, 적극적 차별수정 조치, 다른 법률의 규정에 따라 차별로 보지 않는 경우는 차별이 되지 않는다고 규정했다.

그밖에 국가와 지방자치단체의 차별시정 의무와 차별시정 계획, 시정권고·소송 지원·손해배상 등 차별 구제수단 등을 다뤘다.

최 위원장은 “평등법 제정은 이제 더 이상 미룰 수 없는 우리 사회 당면 과제”라며 “인권위는 이번에야말로 ‘모두를 위한 평등’이라는 목표를 향해 평등법 제정이라는 결실을 볼 수 있도록 모든 노력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조은희 기자 news@newshankuk.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