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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미애, '검언유착' 의혹 수사지휘…윤석열, 전국 검사장 회의 열기로

등록 2020-07-03 09:26:57 | 수정 2020-07-03 10:26:35

대검, 3일 소집하려던 전문수사자문단 일단 중단

2일 오후 서울 서초구 대검찰청 모습. 2020.07.02. (뉴시스)
윤석열 검찰총장이 추미애 법무부 장관이 내린 이른바 '검언유착' 의혹 사건의 수사지휘를 수용할지 관심이 쏠린다. 대검찰청이 3일 전국 검사장 회의를 열어 결론을 내릴 전망이다.

검언유착 사건이란 이동재 전 채널A기자가 채널A 소속 당시 구치소에 있는 이철 전 밸류인베스트먼트코리아 대표에게 접근해 유시민 노무현재단 이사장 등 여권 인사의 비리를 제보하라고 압박했다는 의혹을 말한다. 이 사건이 검찰청과 법무부는 물론 정치권에까지 강력한 파문을 일으킨 건 해당 기자가 이 전 대표를 압박하는 과정에서 한동훈 검사장과 특별한 관계라는 점을 주장했다는 의혹이 불거졌기 때문이다. 이 전 대표를 대신해 이 기자와 만났던 이 전 대표의 지인은 한 검사장의 목소리가 담긴 통화 녹음을 들었다며 이 기자와 한 검사장의 유착 관계를 주장하고 있다.

시민단체가 이 사건을 고발하면서 서울중앙지방검찰청 형사1부가 이성윤 지검장의 지휘로 수사를 시작한 가운데 이 전 대표 측과 이 전 기자의 주장은 첨예하게 대립하고 있다. 검찰이 원칙 대로 사건을 수사하면 될 일이지만 윤 총장의 최측근인 한 검사장이 사건에 얽힌 탓에 상황이 꼬이고 있다. '서울중앙지검 및 이 전 대표 지인'과 '이 전 대표 및 한 검사장'이 대립하는 구도가 만들어진 것인데 이 상황에서 윤 총장이 한 검사장 쪽으로 기울면서 논란이 커지고 있다.


대검찰청이 '전문수사자문단'을 소집하면서 충돌이 극명하게 드러났다. 이 전 기자는 서울중앙지검이 수사에 형평성을 잃었다며 전문수사자문단 소집을 요청했다. 전문수사자문단은 대검찰청 예규에 따른 것으로 검찰 수사팀과 지휘부의 의견이 다를 때 법률 전문가들에게 기소와 관련한 자문을 구하는 제도다. 문제는 전문수사자문단 소집을 신청할 수 없는 이 전 기자가 이를 요청했음에도 불구하고 대검이 이를 받아들여 윤 총장이 소집 결정했다는 데 있다. 전문수사자문단을 소집할 수 있는 주체는 검찰총장이다.

이 때문에 윤 총장이 측근인 한 검사장을 구하려 전문수사자문단을 소집해 서울중앙지검 수사의 정당성을 훼손하려는 것 아니냐는 의혹이 일었다. 이런 상황에서 이 전 대표는 수사심의위원회를 신청하면서 맞대응에 나섰다. 수사심의위원회는 사건관계인이라면 신청할 수 있고 를 검찰청 시민위원회가 받아들이면 검찰총장이 반드시 소집해야 한다.

하나의 사건을 두고 수사 실무단과 지휘부가 둘로 나뉘는 초유의 사건이 발생한 것이다.

지난달 30일 서울중앙지검이 대검에 전문수사자문단 구성을 중단하라고 요청하면서 급기야 이 지검장이 윤 총장에 정면으로 반기를 들었다는 말까지 흘러나왔다.

이에 추 장관은 2일 대검에 수사지휘 공문을 보내 서울중앙지검 수사팀에 지휘 감독을 하지 말라고 밝혔다. 추 장관은 "이번 사건은 사회적 이목이 집중한 현직 검사장의 범죄 혐의와 관련한 사건"이라며 "공정하고 엄정한 수사를 보장하기 위해 서울중앙지검 수사팀이 대검찰청 등 상급자의 지휘 감독을 받지 아니하고 독립적으로 수사한 후 수사 결과만을 검찰총장에게 보고하도록 조치할 것을 지휘했다"고 말했다. 이와 함께 추 장관은 현재 진행 중인 수사자문단 심의 절차를 중단하라며 윤 총장을 압박했다.

윤 총장은 일단 3일로 예정한 전문수사자문단 회의를 취소하고 전국 검사장 회의를 열어 추 장관의 수사지휘를 수용할지 결정할 예정이다. 조국 전 법무부 장관 수사를 계기로 여권 사퇴 압박을 받는 윤 총장이 어떤 결정을 내릴지가 초미의 관심사다. '법무부 장관의 지휘권 발동은 검찰의 독립성을 훼손한다'는 여론이 전국 검사장 회의에서 힘을 얻을 경우 윤 총장은 이를 발판 삼아 추 장관과 대립하는 길을 선택할 수 있다. 사실상 정면 충돌이다.



이슬 기자 dew@newshankuk.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