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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최대 성 착취물 사이트 운영자 손정우, 자유의 몸

등록 2020-07-06 15:55:09 | 수정 2020-07-07 10:40:44

法, 미국 송환 불허 "엄중한 처벌 가능한 곳으로 보내는 게 취지 아냐"

세계 최대 아동 성 착취물 사이트 '웰컴 투 비디오' 운영자인 손정우가 6일 오후 미국 송환 불허 결정으로 풀려나 경기도 의왕시 서울구치소를 나섰다. 2020.07.06. (뉴시스)
다크웹에서 '웰컴 투 비디오(W2V)'를 운영하며 세계 최대 규모의 아동 성 착취물을 거래한 손정우(24·남)가 6일 오후 자유의 몸이 됐다. 이날 서울고등법원 형사 20부(강영수·정문경·이재찬 부장판사)가 미국 송환을 불허하자 경기도 의왕시 서울구치소에 갇혀 있던 손정우가 풀려났다.

앞서 2018년 3월 검찰이 손정우를 구속 기소한 후 법원은 아동·청소년 성 착취물 유포 혐의로 징역 1년 6개월을 확정했다. 올해 4월 27일 만기 출소할 예정이었지만 법원은 그를 재수감했다. 지난해 4월 미국 법무부가 범죄인 인도 조약을 근거로 손정우의 강제 송환을 요구하자 한국 법무부가 이를 받아들였고 서울 고검이 법원에 손정우의 인도구속영장을 청구해 법원이 만기출소 일주일 전인 4월 20일 영장을 내줬던 것이다.

미국 법무부는 자국 내에도 손정우의 '월컴 투 비디오' 피해자가 있는 만큼 그를 미국으로 데려와 미국 법을 근거로 처벌하겠다는 입장을 피력해왔다. 2018년 8월 미국 연방대배심은 손정우를 아동음란물 배포 등 9개 혐의로 기소한 상태였다. 손정우는 2015년 7월부터 2018년 3월 사이 아동·청소년 성 착취물 22만 건을 유통하고 4억 원에 달하는 가상화폐를 범죄수익으로 챙겼지만 국내에서 고작 1년 6개월 실형을 사는 데 그친 만큼 솜방망이 처벌이라는 비난이 컸고, 이에 손정우를 미국으로 보내 강력한 처벌을 받게 해야 한다는 여론이 들불처럼 일었다.


법원의 판단은 달랐다. 서울고법은 6일 연 세 번째 범죄인 인도심사 심문기일에서 손정우를 미국에 인도하지 않기로 결정했다. 범죄자를 더 엄중하게 처벌할 수 있는 곳으로 보내는 게 범죄인 인도 제도의 취지가 아니라며 한국이 손정우의 주권국가로서 주도적으로 형사처벌 권한을 행사할 수 있다고 밝혔다.

또한 '웰컴 투 비디오'에서 이용료를 지급한 회원 대부분이 한국인인 만큼 성 착취물 범죄의 악순환을 끊으려면, 한국이 손정우 신병을 확보해 수사 정보와 증거를 수입하는 데 적극적으로 활용하는 게 필요하다는 입장을 피력했다. 이 과정에서 '월컴 투 비디오' 회원 4000명 가운데 한국 국적 회원이 223명으로 가장 많고 미국은 53명이라는 점을 언급했다.

그러면서도 법원은 "아동·청소년 성착취물 범죄가 국제적으로 지탄받는 반인륜적이고 극악한 범죄이지만 (한국에서는) 실효적인 형사처벌이 이뤄지지 못했다"며, "법정형이 더 높은 미국으로 보내 엄중한 처벌을 해 정의를 실현하는 주장에 공감한다"고 말했다.

그간 손정우 측은 신병을 미국으로 인도할 경우 인도를 허용한 범죄수익은닉죄 외에 다른 혐의로도 처벌받을 수 있다고 주장하며, 다른 혐의로 처벌받지 않는다는 보증이 필요하다고 요구해왔다. 이에 법원은 "한미 범죄인 인도조약에서 인도 허용한 범죄만 처벌한다는 특정성의 원칙을 규정한 이상 별도 보증은 필요하지 않다"는 취지로 반박했다.



이슬 기자 dew@newshankuk.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