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 > 사회

"죽으면 책임진다니까" 구급차 막은 택시기사…경찰, 형사법 위반 여부 살피는 중

등록 2020-07-06 17:39:24 | 수정 2020-07-06 17:48:16

구급차 타고 있던 환자 우여곡절 끝에 병원 갔지만 목숨 잃어

한 택시기사가 사고처리를 요구하며 구급차를 막아선 사건이 알려졌다. 승강이는 10분 넘게 이어졌고 구급차에 타고 있던 응급환자가 병원에 도착하긴 했지만 5시간 만에 사망했다. 사진은 사망한 여성의 아들이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 첨부한 당히 현장 블랙박스 중 일부.
사고 처리를 요구하며 응급환자를 이송하던 구급차를 막은 택시기사를 엄벌에 처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크다. 이 내용을 담은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글은 청원 시작 사흘째인 6일 오후 현재 56만 9000여 명의 동의를 받았다. 경찰은 업무방해 외에도 형사법 위반 사항이 있는지 살피고 있다는 입장이다.

사건이 발생한 건 지난달 8일 오후 3시 15분께다. 서울 강동구의 한 도로에서 구급차가 차선 변경을 하던 중 택시와 접촉사고가 발생했다. 당시 구급차에는 청원인의 어머니 A씨가 타고 있었다. A씨는 폐암 4기로 3년 동안 투병을 하던 중 호흡이 옅고 통증이 심해 사설 구급차를 타고 병원으로 이동하던 중이었다.

구급차 기사가 택시기사에게 '환자를 병원에 모시고 사건을 해결하겠다'고 했지만 택시기사는 사고 처리를 먼저 하라고 요구했다. 구급차 기사가 재차 환자 이송이 시급하다는 점을 강조했지만 택시기사는 "어딜가 환자는 내가 119 불러서 병원으로 보내면 돼"라며 저지했다. 택시기사는 급기야 구급차 뒷문을 열고 사진을 찍었고, "저 환자 죽으면 내가 책임지겠다"는 말까지 하며 사고 처리를 요구했다. 승강이는 10분 넘게 이어졌고, A씨는 119 구급차를 옮겨 탄 후에야 병원에 갈 수 있었다.


청원인은 "어머니는 무더운 날씨 탓에 쇼크를 받아 눈동자가 위로 올라가고 정신을 차리지 못하는 상태였다"며, "우여곡절 끝에 응급실에 도착했지만 어머니는 눈을 뜨지 못하고 단 5시간 만에 세상을 떠났다"고 토로했다. 그는 "경찰 처벌을 기다리고 있지만 (택시기사에게 적용할) 죄목은 업무방해죄밖에 없다고 하니 가벼운 처벌만 받고 풀려날 생각에 정말 가슴이 무너질 것 같다"고 말했다.

한편 이용표 서울지방경찰청장은 6일 서울 종로구 내자동 서울지방경찰청 청사에서 연 정례 기자간담회에서 "현재는 (택시기사를) 업무방해 혐의로 입건했지만 추가적인 형사법 위반 여부도 수사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 청장은 "언론과 청와대 국민청원 등에서 '미필적 고의에 의한 살인' 혹은 '업무방해' 등 여러 사안을 거론하는데 이를 전반적으로 수사할 방침"이라고 덧붙였다.

이 사건은 서울 강동경찰서 교통과 소속 교통사고조사팀과 교통범죄수사팀이 수사하고 있었는데, 비판 여론이 거세지면서 강동경찰서는 형사과 1개 강력팀을 추가로 투입한 상태다.



이슬 기자 dew@newshankuk.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