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 > 문화

뮤지컬 배우 신영숙 “‘황금별’로 제가 또 감동 받네요”

등록 2020-07-09 17:48:00 | 수정 2020-07-09 17:53:04

모차르트!, 발트슈테텐 남작부인 ‘황금별 장인’
‘레베카’→ ‘모차르트!’ 모든 시즌 출연
4월부터 가동한 유튜브 채널 운영 인기
카리스마 무대 달리 칠칠한 모습에 환호

신영숙. (EMK엔터테인먼트 제공=뉴시스)
“이사장님 혹시 회사에 직원 한 명 필요하지 않으신가요? 마마님의 영숙아트홀에서 뼈를 묻고 싶습니다.”

요즘 공연계에 뮤지컬배우 신영숙이 이사장으로 있는 영숙아트홀 입사를 꿈꾸는 이들이 늘고 있다. 영숙아트홀은 오프라인에 실제 존재하는 공연장이 아니다.

올해 데뷔 21주년을 맞은 베테랑 신영숙이 4월부터 본격 가동한 유튜브 채널인데, 영숙아트홀이 실제 어디 있는지 묻는 팬들도 있을 만큼 영향력이 확대되고 있다. 공연 팬들의 ‘가상놀이’ 공간이 돼 가고 있다. 구독자 수는 1만 명을 향해 달려가는 중이다.

신영숙의 대표적 캐릭터인 ‘댄버스 부인’을 탄생시킨 뮤지컬 ‘레베카’의 다른 주요 인물들인 ‘막심’, ‘나(I)’, ‘벤’을 그녀가 혼자서 연기한 ‘혼자서 하는 레베카’는 공연 마니아라면 누구나 한번쯤은 본 영상이다. 평소 카리스마 넘치는 무대 위 모습과 달리 유쾌한 변신에 큰 호응을 얻었다.

최근 세종문화회관에서 만난 신영숙은 “무대에서는 완벽한 모습을 보이려 애쓰지만, 유튜브에서는 실수하는 칠칠치 못한 모습도 자연스럽게 보여드리는데 그런 부분을 좋아하시는 것 같다”며 웃었다.

사실 인스타그램에 사진도 겨우 올리는 신영숙은 아날로그적 인간이다. “포토샵은 당연히 못하고요, 사진 올리면 팬분들이 ‘카메라 렌즈 좀 닦고 올리세요’라고 알려주세요. 호호.”

그럼에도 매번 공부하며 유튜브 채널에 목요일마다 꾸준히 콘텐츠를 업데이트하고 있다. 코로나19 시대에 팬들과 소통 수단을 마련한 것이다.

신영숙, 혼자하는 레베카. (유튜브 채널 영숙아트홀 갈무리=뉴시스)
실제 그녀가 상반기에 출연할 예정이었던 뮤지컬 ‘맘마미아!’가 코로나19로 인해 취소되기도 했다. MBC TV ‘놀면 뭐하니?’ 방구석 콘서트에 ‘맘마미아!’ 팀과 함께 출연하며 시청자를 만나기도 한 신영숙은 “무대에서 팬들과 만나는 시간이 소중하다는 것을 깨닫지만, 나름의 도전을 통해 온라인으로 팬들과 소통하는 것도 재미가 있다”고 했다.

‘혼자서 하는 레베카’는 신영숙이 데뷔 20주년을 맞아 작년에 처음 연 단독콘서트를 찾은 팬들을 위해 만든 영상이었다. 코로나19로 지친 관객들을 위해 소셜 미디어에 공개했는데, 폭발적인 호응을 얻었다.

‘레베카’의 로버트 조핸슨 연출에게 메일로 해당 영상을 보내줬는데 그 역시 크게 웃으며 흡족해했다. 조핸슨 연출은 2013년 초연 때부터 신영숙을 ‘레베카’의 댄버스 부인 역에 발탁한 뒤 매번 함께 했을 정도로 그녀에 대한 신뢰가 대단하다. “세계적으로도 탁월한 목소리”라고 치켜세우기도 했다.

1999년 ‘명성황후’에서 앙상블을 맡아 뮤지컬계에 발을 들인 신영숙은 입지전적인 인물이다. 주로 단역, 조연을 맡다 2008년 뮤지컬 ‘캣츠’ 라이선스에서 ‘메모리’로 기억되는 ‘그리자벨라’ 역을 통해 주역급으로 발돋움했다.

‘아가씨와 건달들’의 ‘아들레이드’, ‘레베카’의 댄버스 부인 등 맡는 역마다 호평을 받았다. 2015년에는 앙상블 데뷔작인 ‘명성황후’의 타이틀롤을 꿰차는 영예를 안기도 했다.

신영숙은 현재 뮤지컬 신에서 가장 스펙트럼이 넓은 배우이기도 하다. 예를 들어 뮤지컬 ‘엘리자벳’의 타이틀롤 엘리자벳, ‘팬텀’의 조연 카를로타를 동시에 연기하는 배우는 신영숙 한명 뿐이다.

신영숙. (EMK엔터테인먼트 제공=뉴시스)
게다가 20대 때 뮤지컬 ‘로미오와 줄리엣’의 유모를 맡았던 그녀는 엘리자벳을 비롯해 ‘웃는남자’의 조시아나 여공작, ‘엑스칼리버’의 모르가나 등 40대 들어 날씬하고 예쁜 캐릭터를 도맡아오고 있다.

신영숙은 “‘지문이 신영숙을 만든다’는 말이 있어요. 하하. 지문에 ‘아름답다’라고 써져 있으면 거기에 충실해야 하잖아요. 한 이미지를 밀고 나가는 것보다 변화무쌍한 것이 재미가 있죠. 편견을 깨고 도전을 하는 것이 배우의 일이잖아요”라고 말했다.

작년에는 일본에서 콘서트를 열어 호응을 얻기도 했다. 클래식홀에서 공연을 했는데 조용하기로 유명한 일본 팬들의 그녀의 노래를 따라 부르는 이례적인 풍경이 연출되기도 했다.

“일본 관계자분들이 일본 관객분들은 쑥스러움을 많이 타셔서 따라 부르지 않을 거라고 하셨어요. 그래서 허밍만으로 같이 했으면 했는데 노래를 불러 주셔서 깜짝 놀랐어요. 공연이 끝나고 악수회를 할 때 서울로 공연을 보러 오겠다고 하셨는데, ‘레베카’ 공연에 오셔서 정말 감사했죠.”

현재 세종문화회관 대극장에서 공연 중인 뮤지컬 ‘모차르트!’도 신영숙을 대표하는 작품이다. 2010년 국내 초연 이후 작품이 무대에 오를 때마다 신영숙은 함께 했다. ‘황금별’로 기억되는 ‘발트슈테텐 남작부인’이 그녀 역이다.

발트슈테텐 남작부인은 모차르트에게 자유의 기회를 열어주는 인물이다. 그에게 더 넓은 세상으로 나아가라며 불러주는 노래 ‘황금별’은 이 작품을 대표하는 넘버로 갈라 콘서트에서도 자주 불리는 곡이다.

뮤지컬 ‘모차르트!’ 발트슈테텐 남작부인 신영숙. (EMK뮤지컬컴퍼니 제공=뉴시스)
“황금별이 떨어질때면 / 세상을 향해서 여행을 떠나야 해 / 북두칠성 빛나는 밤에 / 저 높은 성벽을 넘어서 / 아무도 가보지 못한 그 곳으로 / 저 세상을 향해서 날아봐 / 날아올라” 등의 노랫말은 힘겨워하는 이들에게 위로를 안긴다.

이번 시즌에 국내 공연 10주년을 맞은 ‘모차르트!’는 코로나19 시대에 관객들에게 위로를 주기 위해 기존 시즌 커튼콜을 장식한 ‘나는 나는 음악’ 대신 ‘황금별’을 커튼콜 넘버로 내세우고 있다. 모차르트의 분신인 ‘아마데’ 역의 아역배우 선창을 시작으로 모든 출연 배우들이 이 곡을 부를 때, 객석은 먹먹해진다.

‘모차르트’ 초연 때 원캐스트로 발트슈테텐 남작부인을 맡은 등 ‘황금별 장인’으로 통하는 신영숙은 피아노를 치며 ‘황금별’을 부르는 영상을 영숙아트홀에 올려놓기도 했다. ‘모차르트!’의 작곡가 실베스터 르베이는 이 영상을 보고 눈물을 흘렸다.


“‘황금별’을 듣고 용기를 얻었다는 관객분들의 손편지도 많이 받았어요. 특히 ‘내가 잘 할 수 있을까’라는 불안함을 갖고 있는 젊은 분들의 글들이 많았죠. 코로나19 같은 충격은 처음이잖아요. 커튼콜에서 ‘황금별’을 부르기 전 아마데가 ‘힘내세요’라고 말할 때 눈물이 왈칵 쏟아져요. ‘황금별’로 감동을 드렸는데, ‘황금별’로 제가 또 감동을 받네요."

‘레베카’, ‘모차르트!’는 신영숙이 한 번도 빼놓지 않고 모든 시즌에 출연한 작품이다. 그럼에도 빤한 캐릭터 해석이 아닌, 더 깊어진 결을 보여준다. 그녀는 “매번 그 인물다움을 고민하다 보면 반성을 하게 되고, 새로운 감정이 찾아온다”고 말했다. ‘모차르트!’, 8월 9일까지 세종문화회관 대극장. (뉴시스)



뉴스한국닷컴 news@newshankuk.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