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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 연극의해’, 공연 없어…대신 안전한 창작 환경 조성”

등록 2020-07-20 17:36:46 | 수정 2020-07-20 17:39:43

심재찬 집행위원장 “19명 집행위 구성”
‘연극인공감 120’등 5가지 사업 추진

‘2020 연극의 해’ 기자간담회. 2020.07.20. (뉴시스)
“이번에 연극 공연은 없어요. 그 대신에 공연 환경을 어떻게 잘 조성할 건인가에 대해 초점을 맞추고 있습니다. 변화 패러다임에 맞춰 어떻게 ‘안전한 창작 환경’을 만들고, 그 생태계를 어떻게 지속 가능하게 가져갈 것이냐가 중요하죠.”

‘2020 연극의 해’ 집행위원장을 맡은 심재찬(67) 연출가는 20일 서울 서계동 국립극단 백성희장민호극장에서 연 기자간담회에서 “그동안 우리는 안에 있었고, 관객은 바깥에 있다고 생각해 ‘관객 개발’ 등이라고 표현했는데 이제는 관객 설정을 새롭게 해야 하지 않나”라며 이렇게 밝혔다.

작년 4월 30일 문화체육관광부 박양우 장관이 대학로 연극인 간담회에서 2020년을 ‘연극의 해’로 지정하겠다고 선포하면서 올해가 ‘연극의 해’가 됐다. 1991년 ‘연극영화의 해’ 이후 29년 만에 ‘연극의 해’가 지정된 것이다.

‘2020 연극의 해’ 사무국은 ‘미투’, ‘블랙리스트’ 등 최근 몇년 간 연극계를 관통해온 이슈를 지난 1년간 돌아보며 연극의 사회적 기능을 재인식해왔다. 여기에 코로나19가 또 다른 ‘성찰의 시간’을 하는 계기가 됐다.

심 위원장은 “코로나19로 인한 대면, 비대면의 시대에 이 투 트랙을 앞으로 어떻게 활용할지가 관건”이라면서 “바이러스와 일상적으로 어떻게 살 것이냐가 고민”이라고 털어놓았다.

“‘연극의 해’가 그것을 해결할 수 없겠지만, 이런 고민이 화두가 돼 공연계가 어떻게 진화할 것인가에 대해 앞으로 연구가 많이 이뤄졌으면 한다”고 바랐다.

1977년 극단 고향에 입단하면서 경력을 본격적으로 시작한 심 위원장은 연극 무대뿐만 아니라 행정에서도 잔뼈가 굵다. 한국문화예술위원회 초대사무처장, 국립극단 사무국장, 한국예술인복지재단 상임이사 등을 역임했다.

심 위원장은 “자랑은 아니지만, 제가 집행위원회 중에서는 연극계 경력이 많다”면서 “이번 같은 ‘연극의 해’는 대단히 새로운 의미로 받아들여져요. 보통 많은 기념의 해가 공연 작품을 통해 축제처럼 들썩이는데, 이번에는 주변 환경 조성을 위해 작업을 했던 분들 위주로 운영위를 꾸렸다”고 설명했다.

특히 운영의 과정에 있어 성별, 나이, 경력, 장애, 성적지향, 성정체성, 국적, 인종, 학력 등에 의해 생기는 접근성의 차이를 고려하며 차별하지 않는 원칙을 적용하기로 했다. 이에 따라 연출, 연기, 무대기술, 극작, 공연기획 등 다양한 분야 인사 19명으로 집행위를 구성했다.

‘2020 연극의 해’ 사무국은 이날 ‘안전한 창작환경’을 목표로 콜센터 형식으로 연극인들의 상담을 들어주는 ‘연극인공감 120’, 예술인들의 정당한 보상 체계를 위한 ‘공정보상 체계를 위한 기초연구’ 그리고 ‘한국공연예술자치규약’(Korea Theatre Standard) 전국 워크숍, ‘전국 무대안전 조사보고서 작성 및 온라인 안전교육 모니터링’, ‘장애인의 공연장 내 재난대피 가이드 및 워크숍’까지 총 5가지 사업을 추진한다고 밝혔다.

‘2020 연극의 해’ 기자간담회. 2020.07.20. (뉴시스)
공연장 안전관련 제도개선안 마련을 위해서는 ‘전국 무대안전 조사보고서 작성 및 온라인 안전교육 모니터링’ 사업과 공연장에서 재난 등 비상상황이 발생했을 때를 대비한 ‘장애인의 공연장 내 재난대피 가이드 및 워크숍’도 추진된다.

지속가능한 생태계 조성 목표를 위해서는 ‘전국 청년 연극인 네트워크 구축’, ‘전국 연극인 젠더 감수성 워크숍’, ‘극장 시설 접근성 개선 워크숍-극장은 누구에게나 열려 있는가’, ‘공연접근성 확장 워크숍-다른 방식으로 보기’, ‘전국 연극인 인적 네트워크 서비스_연극인 일자리 매칭 앱’까지 5가지 사업이 진행된다.

청년 담론을 다루는 ‘전국 청년 연극인 네트워크 구축’, 젠더 감수성에 대한 담론을 다루는 ‘전국 연극인 젠더 감수성 워크숍’, 장애인 공연 접근성을 높이기 위한 ‘공연접근성 확장 워크숍-다른 방식으로 보기’ 등도 마련된다. ‘전국 연극인 인적 네트워크 서비스_연극인 일자리 매칭 앱’은 실시간 일자리 정보 매칭 앱이다.

다만 이날 사업이 너무 많다 보니, 제도화하기에는 집중도가 부족한 것이 아니냐는 지적이 나왔다. 심 위원장은 “이번 ‘연극의 해’ 의미는 서울과 다른 지역의 차이가 극심한데, 전국 연극인들의 의견들을 들어보는데 있다”면서 “그래서 모아진 자료는 향후 문화예술 정책을 세우는데 도움이 되지 않겠냐”라고 기대했다.

“이번에 14개 사업에 동원되는 연극 관계들은 400~500명가량이 된다”면서 “연극계 주변 움직임을 다 모아서 공론의 장을 만들고, 전국적으로 캠페인의 성격을 만들자는 취지”라고 부연했다.

방지영 부위원장은 “연극은 시대의 거울인데, 포스트 코로나를 반영할 때 올해 ‘연극의 해’를 정돈하는 계기로 삼고자 한다”면서 “저희 환경이 튼튼해질 때 더 건강한 연극으로 관객으로 다가갈 수 있다”고 믿었다.

‘전국 청년 연극인 네트워크 구축’을 담당한 성지수 극단 콜렉티브 뒹굴 대표는 “이번에 주변에서 밀려나 배제된 목소리를 돌아보자고 한다”면서 “다양한 정체성이 호명되는 것은 그것 때문”이라고 했다.


‘연극의 해’는 올해 단발성 행사다. 그런데 ‘연극인공감 120’을 비롯 몇몇 사업은 지속성이 중요하다. 심 위원장은 “개인적으로 예술인복지재단, 연극인복지재단 등에서 사업을 이어받아야 하는 것이 아닌가 생각이 든다. 문체부와 논의는 시작이 됐다”고 했다.

윤태욱 문체부 공연전통예술과장은 “사업 성과에 따라 연계할 수 있는 여지를 보겠다”고 말했다.

한편 올해 행사에는 기획자인 방지영 국제아동청소년연극협회 한국본부 이사장(부위원장), 정유란 문화아이콘 대표(사무국장), 극작가 겸 배우인 선욱현, 한국극작가협회 이사장, 조명감독인 신호 무대예술전문인협회 이사, 연출가인 임인자 전 서울변방연극제 예술감독, 연출가 겸 극작가인 정안나 극단 수수파보리 대표, 연출가인 윤우영 한국연출가협회 이사장, 연출가 성지수 극단 콜렉티브 뒹굴 대표, 극작가 겸 연출가인 강윤지 페미니즘 극단 ‘Y’ 연출가, 연출가인 박세련 극단 여기에 있다 대표, 배우인 공재민 전 한국연극협회 사무총장, 배우 겸 연출가인 복영한 한국연극협회 부이사장(대전), 극작가 겸 연출가인 김혁수 강원도립극단 예술감독, 기획자인 오준석 MJ플래닛 대표, 배우 겸 연출가인 박승규 극단 ‘벅수골’ 예술감독(경남) 그리고 윤태욱 문체부 공연전통예술과장, 이성열 국립극단 예술감독, 송시경 한국문예예술위원회 공연예술본부장 등이 집행위원으로 함께 한다.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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