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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원순 피소 즉시 경찰→靑 전달…"국가 믿고 위력 성폭력 고소할 수 있나"

등록 2020-07-22 16:27:25 | 수정 2020-07-22 16:52:40

김혜정 부소장, "고위 공직자의 경우 피해자의 고소 보호해야"

김혜정 한국성폭력상담소 부소장이 22일 오전 서울의 한 모처에서 열린 '서울시장에 의한 위력 성폭력 사건 2차 기자회견'에 참석해 박원순 전 서울시장이 어떻게 피소 사실과 내용을 알았는지 확인해야 한다고 말했다. 2020.07.22. (뉴시스)
고 박원순 전 서울시장의 성추행 의혹 사건을 계기로 고위공직자 사건에서 피해자의 고소를 국가가 보호하는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크다.

22일 오전 서울 모처에서 박 전 시장을 강제추행 등의 혐의로 고소한 A씨를 지원하는 한국성폭력상담소·한국여성의전화가 2차 기자회견을 연 가운데 김혜정 한국성폭력상담소 부소장은 "국가시스템을 믿고 위력 성폭력을 고소할 수 있나"고 물었다.


김 부소장은 A씨가 박 전 시장을 경찰에 고소한 후 수사상황이 박 전 시장에게 흘러들어가면서 수사가 시작하기도 전에 증거인멸 기회가 주어졌다고 지적했다. 이로써 피해자는 수사기관에 자신의 피해를 의뢰하고 수사과정과 재판에서 진술할 권리는 물론 공적 사법판단과 처벌 과정에서 분노하고 용서하고 회복할 기회를 잃었다고 꼬집었다.

박 전 시장은 A씨가 자신을 고소한 사실 더 나아가 강제추행 등의 혐의로 고소한 사실을 어떻게 알았을까. 경찰은 A씨가 고소장을 제출하고 고소인 조사를 받는 동안 이 사실을 청와대 국정상황실에 보고했다고 밝혔다. 보고 근거는 대통령비서실 운영 등에 관한 규정(대통령비서실 훈령)이다. 이는 비공개 훈령이다. 김 부소장은 "이는 앞으로 고위직에 의한 성폭력을 신고해야 할 때 피해자들이 매우 우려할 내용"이라고 말했다.

김 부소장은 "피해자 진술이나 피해자가 제출한 자료 또는 피해자가 추가로 고소한 내용도 경찰이 청와대에 보고하는지 질문하게 된다"며 "구체적인 보고 방식·내용·대상의 안내가 필요하며 고위공직자 사건에서 피고소인에게 일방적으로 피소 사실을 전달하지 않는 방안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이어 "박 전 시장은 법률가이자 대권 주자였다. 구체적인 혐의를 명확하게 확인하지 않고 피소 여부 만으로 초유의 선택을 했을 것이라고 쉽게 납득할 수 없다"며, A씨가 혐의를 적시한 고소장을 제출한 후 박 전 시장의 통화 내역 등을 확인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슬 기자 dew@newshankuk.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