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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구 스치고 지나간 아포피스…토리노 척도 '4' 기록한 최초의 소행성

등록 2021-03-15 17:37:24 | 수정 2021-03-15 17:41:30

천문연, 초당 4.58km 속도로 지구 통과하는 관측 영상 공개

3월 10일 우주물체 전자광학 감시 체계 4호기(미국) 망원경으로 촬영한 소행성 아포피스. (한국천문연구원 제공)
한국천문연구원(이하 천문연)이 소행성 아포피스가 지구를 스쳐 지나가는 장면을 촬영했다고 12일 밝혔다. 지름 370m의 아포피스는 이달 6일 오전 10시 15분(한국시각) 지구로부터 약 1680만 km 가까이 접근했다가 초당 4.58km 속도로 지구 근방을 통과했다. 2004년 처음 발견했을 당시부터 지구 충돌 위협 가능성이 있다는 평가를 받은 소행성이다.

천문연은 아포피스가 지구에 접근하기 시작한 2월부터 '우주물체 전자광학 감시 체계(이하 감시체계·OWL-Net)'로 추적·관측했다. 천문연이 이번에 공개한 관측 영상은 미국 애리조나주 레몬산 천문대에 있는 감시체계 4호기에서 이달 10일 촬영한 것이다.

아포피스는 2029년 4월 14일 오전 6시 46분에 지구에 근접해 지나갈 것으로 보인다. 이때 지구와 거리는 약 3만 7000km 정도일 것이라고 천문연은 설명했다. 이는 지구와 천리안·무궁화 위성과 같은 정지위성과의 거리보다 약 4000km 더 가까운 것이다. 아포피스 크기의 소행성이 이처럼 지구에 가까이 접근하는 것은 1000년에 한 번 발생할 정도의 확률이다.

로이 A.터커·데이비드 J. 톨렌·파브리지오 베르나르디 등이 2004년 6월 19일 미국 국립광학천문대 산하 킷픽천문대에서 아포피스를 처음 발견했다. 발견 직후 국제천문연맹 산하 국제소행성센터가 이 천체에 ‘2004 MN4’라는 임시 번호를 붙였고, 2005년 6월 24일에 ‘99942’라는 고유 번호를 부여했다. 그해 7월 19일에는 ‘아포피스’라는 고유 이름을 지어줬다. 아포피스는 이집트 신화의 태양신 '라'를 삼킨 거대한 뱀의 형상을 한 파괴의 신 '아펩'의 그리스어 표기다.

아포피스는 토리노 척도 '4'를 기록한 최초의 소행성이다. 토리노 척도는 근지구천체가 지구에 충돌할 확률 및 충돌했을 경우의 예측 피해상황을 나타내는 척도로 0-10까지 있는데, 수치가 높을수록 위험도가 높다. 올해 1월 20일 갱신한 자료에 따르면 아포피스가 2068년 4월 지구에 충돌할 확률은 0.00026%(38만분의 1)이다.

미항공우주국 제트추진연구소에 따르면 아포피스는 100년 이내 지구 충돌 확률이 1/100만 보다 높은 지구위협천체 네 개 중 하나이다. 네 개의 지구위협 천체 중 하나는 소행성 베누(Bennu)도 있는데, 2016년 발사한 나사의 오시리스-렉스 탐사선이 지난해 10월 베누에 착륙해 토양 견본을 채취했다.

한편 천문연은 산하 국내외 관측시설 뿐만 아니라 국제 소행성관측네트워크와 협력해 전 세계 30여개 천문대와 함께 아포피스 지상관측 국제 캠페인을 주도하고 있다. 지상망원경 네트워크로 아포피스의 회전 상태를 규명하고 형상 모형을 획득하려는 것이다. 획득한 아포피스의 회전 상태와 형상 모형은 소행성 탐사 임무를 수행할 때 탑재체 설계와 탐사선의 임무 시나리오를 계획하는데 필수적으로 쓰인다.



최동현 기자 cdh@newshankuk.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