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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유하 “‘작은 아씨들’, 여전히 유효하죠”

등록 2021-10-06 09:26:49 | 수정 2021-10-06 09:33:14

작년 배우 중심 트라이아웃 공연 호평
9일~31일 대학로 드림아트센터 2관서 정식 초연

연극 ‘작은 아씨들’ 최유하. 2021.10.04. (위클래식 제공=뉴시스)
지난해 5월 연극 ‘작은 아씨들’의 트라이아웃 공연은 배우 중심이었다. 기획자나 제작사가 아닌 배우 최유하·소정화·박란주 중심으로 프로덕션이 꾸려졌다.

미국 작가 루이스 메이 알콧(1832~1888)의 동명 소설을 무대로 옮긴 작품. 남북전쟁이 한창이던 1860년대 미국 매사추세츠 주를 배경으로 성격이 각기 다른 네 자매가 어려운 가정환경 속에서도 꿈을 키우면서 성장해가는 모습을 따뜻하게 그렸다.

현모양처를 바라는 책임감이 강한 맏딸 ‘메기’, 작가를 꿈꾸는 독립적인 둘째 ‘조’, 음악에 재능이 있는 다정한 셋째 ‘베스’, 그림을 잘 그리며 귀엽고 사랑스런 ‘에이미’가 주인공이다. 1868년 발표 당시 이례적으로 소년 아닌 소녀의 성장담을 내밀하게 다뤄 주목받았다.


한국 배우들이 중심이 된 ‘작은 아씨들’은 상업성에 휘둘리지 않고, 배우들이 하고 싶은 것과 관객들과 나누고 싶은 위주로 제작됐는데 호응이 컸다. 100석짜리 소극장 공연이었지만 5회 공연이 단숨에 매진, 6회 공연이 추가되는 등 화제가 됐다.

클래식 위주의 공연기획사 위클래식이 자신들의 첫 작품으로 이 연극을 골랐을 만큼, 완성도를 높게 평가받았다. ‘작은 아씨들’은 오는 9일~31일 대학로 드림아트센터 2관 무대에서 정식 초연한다.

최유하는 작년에 이어 이번 ‘작은 아씨들’에서 ‘조’를 연기한다. 작년 컴퍼니 매니저 역할도 도맡았던 그녀는 한숨 돌리게 됐다. 최근 대학로에서 만난 최유하는 “좀 더 환경에서 발전시키고 있다”며 흡족해했다.

다음은 최유하와 일문일답.

-작년 공연과 이번 공연의 차이점은 무엇인가요?

“작년엔 생각이 많았고, 저희가 갖고 있는 걸 다 보여주고 싶었어요. 보여주고 싶은 것이 다섯 개였다면 다섯 개를 다 넣었죠. 특히 자매들 각자의 공간에 촛불이 하나씩 있는데 엄마가 초를 하나씩 더 넣어줘요. 그건 버스(birth·탄생)의 의미죠. 조의 머릿속에 펼쳐지는 것을 영상으로 표현하기도 했죠. 이번엔 송정안 협력연출이 과감하게 보여줘야 할 것, 포기해야 할 것을 잘 구분해주셨어요. 영상 부분은 과감하게 빼요.”

-지난해 트라이아웃 공연은 평이 좋았어요. 그럼에도 아쉬운 부분이 있었나요?

“이번에 에이미(욕망에 충실한 막내 에이미는 그간 미움을 받아왔지만 최근 이 인물의 주체성·현대성에 주목하고 있다)와 로리의 사랑에 더 힘을 쓰고 있어요. 해결이 안 되고 뭉친 것이 있었다는 판단이 들었거든요. 에이미라는 캐릭터의 당당함을 로리를 통해 설득 가능하게 만들 수 있도록 노력 중이에요.”

-배우들이 뜻을 모아 추진한 공연이 든든한 프로덕션을 만나 정식 공연되는 것은 이례적입니다.

연극 ‘작은 아씨들’ 최유하. 2021.10.04. (위클래식 제공=뉴시스)
“정말 행운이 아닌가 싶어요. 연출님은 ‘홈런이야’라고 얘기하시더라고요. 위클래식이 고전에 관심이 많았다고 하더라고요. 어디에선가 ‘작은 아씨들’이 올라간다는 이야기를 들으셨고, 보러 오신 거죠. 진심으로 서로를 존중해준다는 느낌이 들 때, 감동을 받잖아요. 더러 협업 전에 상대를 깎아서 패를 던지는 경우도 있는데, 지금 회사와는 진심을 느꼈어요.”

-아무래도 작년 공연은 배우 분들이 거의 모든 것을 도맡아 하셔서 굉장히 힘드셨을 거 같아요. 유하 씨는 궂은일을 도맡는 컴퍼니 매니저 역도 하셨죠.

“작년에 공연을 잘 끝내고 나서, 다시는 하지 않겠다고 했어요. 너무 힘들었거든요. 정말 행복하게 끝을 맺고, 좋은 기억으로 남았지만, 머리에 없던 새치가 생길 정도였습니다. 한 프로덕션이 진행될 때, 분업을 하는 이유가 있다는 걸 깨달은 거죠. ‘그 때 어떻게 했지’라는 생각에 앞으로는 엄두도 못 낼 거 같아요. 무엇보다 관객분들을 위한 것인데, 폴라로이드 사진 촬영을 다시 보게 됐어요. 필름 값이 비싸다는 걸 새삼 깨달았고, 그걸 촬영하고 관객분들에게 나눠주기 위해서는 ‘대단한 노력’이 필요하다는 걸 알게 됐죠. 이젠 ‘폴라로이드 사진 촬영’을 기꺼이 하게 됐어요. 다른 배우들에게 눈이나 등을 찍지 말라고, 정말 부탁하고 싶어요. 배우만 했으면 몰랐던 시스템, 스태프들의 수고를 알게 됐어요.”

-작년 공연에서 보람이 있었던 부분은 무엇이었습니까?

“처음부터 저랑, 정화, 란주는 이익을 볼 생각을 하지 않았어요. 그런데 함께해주신 분들에게 처음 약속한 개런티가 많지 않아서 죄송했죠. 그런데 공연이 끝나고, 두 배가량을 드리게 됐어요. 돈적인 것을 떠나 저희 공연과 함께하신 분들의 가치를 인정받았다는 기쁨이 컸습니다.”

-지난해 ‘작은 아씨들’ 트라이아웃 공연을 시작으로 ‘펀홈’, ‘베르나르다 알바’, ‘판’ 등 좋은 작품에 잇따라 출연을 해오셨어요. 1인극 창작 뮤지컬 ‘웨딩플레이어’(12월 26일까지 대학로 바탕골소극장)도 출연하십니다.

“많은 관객분들이 ‘내 이야기’라고 생각하시면서 볼 작품이에요. 무엇인가가 되고 싶었지만, 되지 못하고 그걸 바라보는 사람들의 이야기죠.”

-많은 작품을 거쳐 다시 ‘작은 아씨들’로 돌아오셨습니다. 이 작품이 거듭 공연되는 이유는 메시지가 여전히 유효하기 때문이겠죠?

“이번 ‘작은 아씨들’이라는 작품이 ‘기가 막히게 다르다’는 말씀은 드리기 힘들어요. 하지만 진심으로 색다른 모습을 보여드리려고 노력했다는 말씀은 드릴 수 있어요. 그리고 ‘작은 아씨들’은 여전히 유효해요. 영어로 된 원서를 다시 찾아보면서, 재해석과 재각색은 필요하지만 그 안에는 지금도 통하는 메시지가 있다는 걸 다시 한번 분명히 느꼈어요.”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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