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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원호 PD “‘익송’ 커플, 멜로 느낌 걸러내…서서히 물들게 그렸죠”

등록 2021-10-08 08:27:46 | 수정 2021-10-08 08:51:54

tvN ‘슬기로운 의사생활2’ 종영 인터뷰
“내적 친밀감 두터워, 더 촘촘한 케미”
“시즌3 기대에 감동, 지금은 계획 없어”

신원호 PD. 2021.10.07. (CJ ENM 제공=뉴시스)
“2년여의 시간 동안 스태프들, 배우들 간 내적 친밀감이 어느새 두텁게 쌓이다 보니 시즌2는 훨씬 더 촘촘한 케미로 이어질 수 있었죠. 그 모든 과정 자체가 신선한 경험이었어요.”

지난해 뜨거운 사랑을 받았던 tvN ‘슬기로운 의사생활’이 시즌2로 돌아와 올해도 어김없이 큰 사랑을 받았다. 지난달 16일 시즌2를 마친 신원호 PD는 최근 서면 인터뷰를 통해 “익히 아는 캐릭터, 익히 아는 관계, 익히 아는 이야기들이라는 생각에 거리감이 많이 좁혀졌던 게 시즌2의 가장 큰 인기 요인이 아니었을까 싶다”고 종영 소감을 밝혔다.


“단연 내적 친밀감이 가장 크지 않았을까 해요. 시즌1에서 시즌2로 건너오며 생긴 2년여 시간 속에 드라마 자체와의 친밀감, 캐릭터, 배우들과 갖게 되는 내적 친밀감이 생기죠. 각기 매력을 느끼는 부분이 다르겠지만, 하나를 굳이 꼽자면 다섯 배우가 만들어내는 캐릭터와 케미스트리, 그들이 그려내는 율제병원 안의 소소한 이야기에 점수를 많이 준 게 아닐까 싶어요.”

◆“시즌1 이후 10개월 공백…어제 찍고 다시 만난 듯한 느낌”

‘슬기로운 의사생활2’는 인생의 축소판이라 불리는 병원에서 평범한 듯 특별한 하루하루를 살아가는 사람들과 20년지기 친구들의 케미스토리를 담았다. 배우 조정석, 유연석, 정경호, 김대명, 전미도가 99학번 의대 동기 5인방 ‘99즈’로 출연해 인기를 끌었다.

시즌1에 이어 시즌2까지 함께한 배우들과의 호흡은 두말할 나위가 없었다. 그는 “첫 촬영날도 그랬고, 다섯 명이 모두 모인 신을 처음 찍는 날도 그랬다. 시즌1 이후 10개월 가까운 공백이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거짓말같이 어제 찍다가 다시 만난 것 같은 느낌이었다”고 떠올렸다.

신원호 PD와 (왼쪽부터) 배우 유연석, 정경호, 전미도, 조정석, 김대명. 2021.10.07. (CJ ENM 제공=뉴시스)
“사실 첫 촬영이라 하면 으레 거쳐야 하는 과정이 있죠. 서로 호흡을 맞춰가는 게 필요한데 아예 생략되고 물 흐르듯이 진행되다 보니까 너무 신기한 경험이었죠. 99즈는 물론 다른 배우들도 다섯 배우에 비해 분량이 적지만 어제 호흡을 맞췄다가 오늘 촬영하는 것처럼 너무 자연스러웠어요.”

시즌2를 하며 달라진 점으로는 “다들 한층 더 매력 있는 모습으로 돌아왔다”고 감탄했다. “한 명도 빠짐없이 너무 멋지고 성숙해진 모습으로 나타나서 스태프들이 각 배우의 첫 등장 촬영 때마다 감탄했던 기억이 난다”며 “사랑받는다는 것의 힘이 얼마나 강력한지 다시 한번 느꼈던 순간들”이라고 말했다.

이번 시즌에서는 99즈의 로맨스 라인에 더욱 관심이 쏠렸다. 오랜 친구인 ‘익준’(조정석)과 ‘송화’(전미도), 서로의 마음을 확인한 ‘정원’(유연석)과 ‘겨울’(신현빈), 장거리 연애로 삐걱거리는 ‘준완’(정경호)과 ‘익순’(곽선영), ‘석형’(김대명)을 짝사랑하는 ‘민하’(안은진)의 관계에 대한 이야기가 기대감을 모았다.

신 PD는 “차근히 받아들여질 수 있도록 살짝 느릿하게 호흡을 더 가져가려 했다. 워낙 로맨스만의 드라마가 아니다 보니 러브라인의 흐름이 빠르거나 밀도가 촘촘할 수가 없다. 실제 그 호흡, 분위기, 공간 속에 있는 느낌이 들도록 연출하려 했다”고 말했다.

◆“‘익송’ 커플, 적당한 밀도 지켜…시즌2의 큰 축 ‘곰곰’ 커플, ‘요즘 멜로’ 느낌”

신원호 PD와 극 중 ‘이익준’(조정석) 아들로 나오는 ‘우주’ 역의 아역배우 김준. 2021.10.07. (CJ ENM 제공=뉴시스)
‘익송’ 커플의 경우 시청자나 캐릭터들이 서서히 물들도록 하려고 했다고 밝혔다. 특히 11화 마지막 키스신에서 2분에 가까운 롱테이크로 간 이유도 20년의 친구에서 연인이 되는 순간의 감정을 긴 호흡으로 보여주며, 그 숨막힐 듯한 공기를 함께 느끼고 납득하도록 연출하고 싶었다고 했다.

신 PD는 “친구들 간의 케미를 깨뜨리지 않으면서 은근하게 시즌1과 시즌2 전체의 축이 돼줘야 했던 러브라인이라서 그 적당한 밀도를 지켜가야 하는 점을 가장 많이 신경 썼다”고 강조했다.

“오래전 친구 사이에서 벌어지는 타이밍과 여러 상황의 엇갈림, 그 가운데서 애타는 마음과 결국엔 절절하게 이뤄지는 스토리 축은 워낙 ‘응답’ 때부터 많이 보여줬던 색깔이죠. 그때보다는 더 연한 색깔로 가야 한다고 생각했어요. 그래서 찍으면서 눈빛이 진하거나 너무 멜로 느낌인 걸 많이 걸러내고 천천히 진행되도록 하는 게 키였죠.”

시즌1에서 해피엔딩이었던 ‘겨울정원’ 커플은 시즌2에서 얼마나 더 단단해져 가느냐에 초점을 맞췄다고 했다. “둘이 서로에게 얼마나 좋은 사람들인지, 서로에게 기댈 때 얼마나 따뜻하고 아름다운지를 많이 보여드리고 싶었다”며 “12화에서 겨울이가 고민하는 정원이의 등을 토닥여주는 장면이 그래서 가장 의미가 깊다고 생각한다”고 전했다.

로맨스 완성 과정으로 봤을 때 시즌1의 큰 축이 ‘겨울정원’이었다면, 시즌2는 ‘곰곰’ 커플이었다. “석형이 가진 개인사에 대한 고민이 본인 스스로 해결돼야만 사랑이 시작될 수 있다는 게 이 러브라인의 가장 큰 얼개였다. 시즌1에서 쌓인 것들을 시즌2에서 극복해가는 과정을 보여주려고 했다”고 설명했다.

신원호 PD. 2021.10.07. (CJ ENM 제공=뉴시스)
“그 과정 속 둘의 모습은 귀엽고 사랑스럽길 바랐어요. 큰 틀은 묵직해 보일 수 있지만, 결국은 가장 ‘요즘 멜로’ 같은 느낌을 주고 싶었던 커플이죠. 두 배우 모두 멜로 연기는 처음이고 다른 멜로의 흐름과 전혀 다른 방식이었는데, 큰 관심과 사랑을 받게 돼서 너무 감사했어요.”

준완과 익순은 그 반대였다고 했다. “시즌1이 재미있으면서 설레는 멜로였다면, 시즌2는 정통 멜로의 색깔”이라며 “실제 그럴 법한 연인 간 갈등, 장거리 연애의 고민, 직업적 상황 속 엇갈림과 오해, 이별, 그럼에도 불구하고 절절하게 이어나가는 둘의 마음이 잘 보였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고 밝혔다.

“신이 많지 않았지만 정경호와 곽선영 배우가 연기를 너무 잘해줬어요. 시즌1에선 둘이 서기만 해도 로맨스 코미디가 뚝딱 만들어졌다면 시즌2에서는 정통 멜로가 뚝딱 만들어지는 느낌이었죠. 둘이 잘 만났다 싶은 생각이 자주 들었던 커플이었죠.”

◆“병원 이야기 많이 남아 있어…다만 쌓인 고민·피로감에 이어질진 미지수”

시즌2에서 다 담지 못한 아쉬운 부분도 있다. 그는 “환자와 보호자들 관련 이야기들은 여전히 많이 남아 있다. 애초 기획은 하루하루를 살아가는 의사들의 이야기가 주된 축이었기에 에피소드는 아직도 많다. 99즈의 일상은 무궁무진하다”며 “다만 시즌제를 처음 제작하면서 쌓인 고민과 피로감이 많다 보니 다시금 이어나갈 것인가에 대한 결정이 쉽진 않을 것 같다”고 말했다.

신원호 PD. 2021.10.07. (CJ ENM 제공=뉴시스)
또 최종회가 최고 시청률 14.1%(닐슨코리아 전국 기준)로 막을 내렸지만, 화제성은 시즌1에 못 미쳤다는 평가도 나온다.

그는 “만드는 사람 입장에서도 당연히 아쉬움이 많다. 이를 토대로 발전할 수 있도록 잊지 않고 가져가는 게 숙제”라며 “개인적인 아쉬움, 시청자들로부터 받은 아쉬운 반응들 모두 기억해두고 다음 작품에 다시 치열하게 고민해야 하는 게 무한반복되는 우리의 숙제”라고 밝혔다.

‘99즈’가 밴드로 선보인 음악들도 큰 사랑을 받았다. 그중 신 PD는 애정하는 곡으로 ‘It’s my life’와 ‘여전히 아름다운지’를 꼽았다. “제일 오래 봐왔던 곡은 ‘It’s my life’고, 오래 들어서인지 더 애착이 간다. 모든 과정이 재밌었다. 분장이나 착장, 연주 중 모든 액션이 배우들 아이디어였다. 전 시즌 통틀어 가장 유니크했던 신이고, 묘하게 카타르시스가 있었다”고 돌아봤다.

“개인적으로 가장 좋았던 곡은 ‘여전히 아름다운지’였어요. 배우들한테도 석형이 대신 누가 연주할지 밝히지 않았죠. 김해숙 선생님도 깜짝 놀라게 하고 싶다고 해서 대본이 나올 때까지 비밀리에 연습하셨어요. 처음 합주를 맞춰 보는데 김해숙 선생님의 건반이 얹어지는 순간, 이유를 알 수 없는데 울컥했죠. 음악이 주는 묘한 감동이 있어요. 조정석 배우도 깜짝 놀랄 정도로 잘 불러서 완성도 면에서 더할 나위 없었죠.”

‘슬기로운 의사생활’을 시즌3로도 만날 수 있을까. 신 PD는 “나중에 우연한 계기가 생겨서 시즌3가 탄생할 수는 있겠으나 지금으로서는 정말 아무 계획이 없다”고 답했다.

“기대해주시는 시청자들이 있다는 것, 배우들과 스태프들 또한 계속되기를 원한다는 건 너무 감사하고 감동스럽죠. 하지만 지금으로서는 계획이 없어요.”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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