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 > 사회

망치에 식칼까지…국민연금공단 직원들, 출장평가 나섰다 위험 노출

등록 2021-10-13 08:30:07 | 수정 2021-10-13 08:53:40

강선우 의원, "수급자 급증하는데 담당 인력 늘지 않아…1인 출장 64.1%"

자료사진, 서울의 한 국민연금공단 지역본부. 2019.01.29. (뉴시스)
기초생활수급자 활동능력평가 담당자인 국민연금공단(이하 공단) 직원 A씨는 2016년 5월 우울증을 앓던 피평가자의 성추행 신고로 긴 송사에 휩싸였다. A씨는 3년 뒤인 2019년 6월 억울함을 호소하는 유서를 남기고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공단은 A씨 사례를 계기로 현장 대면 업무 수행 지침을 '2인 1조'로 개선했다.

B씨는 2018년 활동능력평가가 필요한 한 피평가자(의뢰 질환:정신질환)의 자택을 방문했다가 기습적인 식칼 위협에 맞닥뜨렸다. B씨는 현관문 앞에서 대치하다가 경계가 소홀한 틈을 타 겨우 자리를 피했다. C씨는 2019년 술에 취한 피평가자 집을 찾았다가 위험한 상황에 직면했다. 피평가자가 욕설을 하며 신발장 옆에 있던 망치를 휘둘렀기 때문이다. C씨가 이를 간신히 피했지만 심한 정신적 충격에 시달렸다.


기초생활수급자의 활동 능력을 평가하는 공단 직원들이 위험에 무방비한 상태에서 출장평가를 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과거 여러 사고가 발생하면서 출장평가를 할 때는 '2인 1조'로 간다는 방침을 세웠으나 수급자가 늘어나는 것에 비해 담당 인력을 증원하지 않아 현장에서 이 방침은 그야말로 그림의 떡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공단이 13일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소속 강선우 더불어민주당 의원에게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근로능력평가 가운데 활동능력평가 출장 건 중 1인 출장은 64.1%(5만 4258건), 2인 출장은 35.9%(3만 389건)로 나타났다.

1인 출장 비율은 제도 개선 다음 해인 2017년 30.6%에 불과했지만 2018년 49.4%, 2019년 54.6% 매해 늘어 지난해에는 64.1%에 달했다. 반면 동기간 2인 출장 비율은 2017년 69.4%에서 2020년 35.9%로 반토막이 났다.

공단은 기초생활수급자 중 치료나 요양이 필요한 사람을 의학적으로 평가하고 활동 능력을 살펴 근로능력 유무를 판정한다. 현행법에 따라 일할 능력이 있는 수급자는 자활에 필요한 사업에 참가하는 것을 조건으로 생계급여를 받을 수 있는 만큼 현장에서 대면으로 실시하는 활동 평가는 중요한 항목이다. 그럼에도 평가인력이 부족해 2016년부터 의무화한 ‘2인 1조' 출장평가 방침을 지키지 못하는 상황이다.

연도별 기초생활수급자 현황을 보면 2017년 158만 1646명에서 2020년 213만 4186명으로 급증했다. 반면 근로능력평가 담당 직원 규모는 매해 262명으로 더 늘지 않았다. 특히 현장 평가인력은 고작 187명에 그친다.

강 의원은 직원이 혼자 출장평가 업무를 수행하는 경우 과도한 민원에 대처하기 어렵고, 위험한 발생할 수 있어 평가 결과의 공정성과 객관성을 저해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기초생활수급자의 생계 곤란을 막는 평가를 제 때 하는 게 중요하지만 현재 상황으로는 인력 부족으로 각종 안전사고 위험과 부실심사 가능성이 크다”라며 “최대한 빨리 인력을 늘려 2인 1조 출장평가가 이뤄지도록 하는 것이 내실 있는 평가를 받아야 하는 수급자에게도 필요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슬 기자 dew@newshankuk.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