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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년 이민호 군 사망 후 안전조끼 입는 것 말고 뭐가 달라졌나"

등록 2021-10-14 08:55:06 | 수정 2021-10-14 09:02:30

현장실습폐지·직업계고 교육정상화 추진위, "현장실습제도 폐지하라"

자료사진, 유은혜 교육부 장관이 2019년 1월 31일 오후 서울 중구 청년재단에서 '직업계고 현장실습 보완방안 발표 및 간담회'를 참석했다가 현장실습대응회의 시민단체의 항의에 직면했다. 시민단체는 현장실습을 폐지하고 직업교육을 새로 마련하라고 항의했다. 2019.01.31. (뉴시스)
전라남도 여수에서 현장실습 고교생 홍정운(18) 군이 물에 빠져 숨진 후 교육부가 내놓은 후속조치를 두고 교육·시민단체 연대체인 '현장실습폐지·직업계고 교육정상화 추진위원회(이하 추진위)'가 12일 규탄 성명을 발표했다.

전라남도 여수의 한 특성화고등학교 해양레저관광과 3학년인 홍 군은 지난달 27일 여수 웅천동의 한 요트 정박장에서 현장실습을 시작했다. 현장실습 열흘 만인 이달 6일 오전 10시께 바다에 빠져 목숨을 잃었다. 당시 A군은 한 해양레저업체가 소유한 7t급 요트 바닥에 붙은 따개비를 제거하던 중이었다. 사건을 수사하는 여수해경은 A군이 작업 중 스쿠버장비를 정비하려고 물 밖으로 나왔다가 산소통을 벗어두고 납 허리띠만 찬 상태에서 바다로 추락한 것으로 본다.


홍 군이 사망한 지 일주일 만에 12일 교육부는 "전남교육청과 함께 공동조사단을 구성해 운영하고 향후 현장실습 안전을 확보하도록 후속조치를 강구한다"고 밝혔다. 이를 두고 추진위는 "교복도 벗지 못한 학생의 죽음이 촛불정부라는 문재인 정권에서도 반복하는 이유가 무엇인가"라며, "사망 7일 만에 발표한 교육부의 보도자료에 참담함과 분노를 금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추진위는 "2017년 11월 9일 제주 생수공장에서 제품 적재기에 깔려 이민호 군이 희생했을 때 당시 교육부가 내세운 것이 현장실습을 학습중심으로 개편하는 것이었다"며, "하지만 이후 현장실습생에게 안전조끼 입히는 것 외에 무엇이 달라졌나"고 물었다.

이들은 "그토록 문제점을 지적하고 반대했지만 유은혜 교육부 장관이 받아들이지 않았고, 2019년·2020년 계속해서 직업계고 현장실습 운영 지침을 만들며 현장실습기업의 조건을 터무니없이 완화했다"고 꼬집었다. 이어 "홍 군이 사망하자 앵무새처럼 이민호 군 사망사건 때와 닮은 꼴의 후속조치를 발표했다"며, "심지어 직업계고 현장실습 사망 사건의 근본 원인 기관인 교육부와 전라남도교육청이 공동조사단의 구성 주체인데 이는 고양이에게 생선을 맡기는 꼴"이라고 질타했다.

추진위는 "1963년에 도입한 현장실습이라는 구시대적 교육제도를 폐기하고, 직업계고 교육정상화의 근본 정책이 나올 때까지 현장실습을 중단하라"고 요구하며, "직업계고 학생들이 죽지 않을 근본 대책이 없다면 현장실습을 지속하자 말라"고 말했다. 또 "청년 일자리 확보 정책이라고 위장하면서 현장실습을 정당화하지 말라"고 지적하기도 했다.

이와 함께 추진위는 다섯 가지 대책을 제시하며 교육부가 이를 교육정책으로 받아들여야 한다고 요구했다. 다섯 가지 대책은 아래와 같다.


현장실습폐지·직업계고 교육정상화 추진위원회가 요구하는 대책

1. 전국의 직업계고는 졸업일까지 정상적인 수업을 진행하여 학생들의 수업권을 보장한다. 특히, 3학년 2학기 11월까지는 기업체 취업 관련한 일체의 활동을 하지 않도록 한다.

2. 노동부는 11월까지 전국의 취업 희망 업체를 접수하고 발굴하며 현장 방문을 통해 취업 적합 업체 인증을 한다.

3. 노동부는 ‘취업지원센터’를 직속 기관으로 만들고 현행 학교에 배치된 취업지원관과 노무사를 인수하여 취업 적합업체 인증, 직업계고 졸업생의 취업 안내, 취업생의 정착과 안전, 노동인권 보장 등 업무를 수행하도록 한다.

4. 교육부는 3학년 2학기 12월을 전국 동시 가칭 ‘취업 준비 기간’으로 정하고. 취업 희망 학생들의 취업 준비 활동을 허용하되 이 기간에도 정상적인 수업을 진행해야 하며, 면접·시험·현장 방문이 필요한 경우에만 공결 처리할 수 있도록 한다.

5. 취업 확정 학생들은 3월 1일부터 취업으로 전환하며, 겨울방학 기간 학교장의 동의를 얻어 취업 확정 학생을 상대로 취업 업체가 입사 사전 교육을 진행할 수 있도록 한다.


박상준 기자 star@newshankuk.com